매각시도 6번 실패 KDB생명… 재무건전성 개선 2000억 후순위채 발행최고신용등급 산은, 채권 보증 안 했다… 자회사 편입부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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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번의 매각 실패를 겪은 KDB생명이 추가 자본확충에 나섰다.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는 재무건전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15일 IB(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이 2000억원의 후순위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중 발행이 유력하다. 이번 발행을 마무리지으면 KDB생명이 지난해부터 조달한 자금 총액은 1조원을 넘어선다.

    2014년부터 6차례의 매각 시도가 무산된 것은 심각한 재무상태 탓이다.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도 심각성을 잘 알고 있다. 원활한 매각을 위해 지난달 299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자금 수혈에 나섰다. 이 중 990억원은 만기가 돌아온 후순위채 상환에 사용해 실질적 자본확충 규모는 2000억원이다.

    이번에 발행하는 2000억원 후순위채를 더해 지급여력비율(킥스·K-ICS)을 개선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킥스 비율은 보험사의 대표적 재정건전성 지표다.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올해 3월말 기준 129.2%로 업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이마저도 경과조치 효과를 제거하면 44.5%로 심각하게 낮다. 경과조치는 지난해 킥스를 도입하면서 비율이 안정적 수준에 이를 때까지 신규위험액 측정 등을 단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다. 

    신용평가업계의 전망에 따르면 경과조치 적용 비율을 기준으로 이번 후순위채 발행 후 KDB생명의 킥스 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를 넘어서게 된다.

    한국기업평가는 "경과조치 효과는 점진적으로 소멸하기에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며 "최근 매각 중단과 더불어 산업은행의 자회사 편입 검토, 영업조직 재정비 노력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영업력이 강화돼 보험계약마진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상대적으로 미흡한 채널경쟁력을 감안하면 손익 개선 속도는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각 추진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KDB생명의 시장지위와 영업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신평업계의 관측대로 산은은 KDB생명 매각 중단과 자회사 편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후순위채 발행에 산은의 보증이 없는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싣는다. 산은의 보증이 있으면 신용등급 'A+'에 등급전망 '부정적'을 달고 있는 KDB생명도 최고 등급인 'AAA'급으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DB생명은 후순위채를 무보증 발행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보증을 섰다가 상환에 문제가 생기면 산은의 우발채무가 되기 때문에 리스크 전이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판단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강석훈 산은 회장은 지난달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KDB생명은 아픈 손가락 중에 가장 아픈 손가락"이라며 "KDB생명의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검토해보고 그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일곱 번째 매각 추진으로 직행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자회사로 편입 후 재무건전성을 강화하고 가치를 높여 다시 매각을 시도하는 안이 거론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