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美 반도체 사업 100% 가져가" 발언에 연일 하락전 세계 반도체주 급락…2분기 주요 기업 실적 발표 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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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안 상승 곡선을 타던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이틀 연 곤두박질쳤다. 

    재선 가능성이 커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강력히 비판한 데 이어 반도체 보조금을 받은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산업을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63%(8000원) 상승한 21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전날에도 5.36%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하락하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일 1%대 하락세를 기록했던 삼성전자 또한 이날 장중 2%대 내림세를 보였으나, 장 마감 직전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가 몰리면서 전일 대비 0.23% 상승 마감했다.

    최근 반도체주가 힘을 쓰지 못하는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을 비판하고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의 한마디가 곧바로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는 양상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 시각) 공개된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방어하겠느냐는 질문에 "난 대만 사람들을 잘 알고 그들을 매우 존중한다"라면서도 "그들이 우리 반도체 사업의 거의 100%를 가져갔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금 우리는 대만이 미국에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수십억 달러를 주고 있지만, 이제 그들은 그것도 가져갈 것"이라며 "그들은 (여기에) 짓겠지만 이후에 다시 자기 나라로 가져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 TSMC 등에 지급한 반도체법 보조금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트럼프의 발언 이후 미국과 유럽, 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 인공지능(AI) 대장주로 불리는 미국의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6.62%(8.37달러) 하락한 117.9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를 비롯해 AMD가 10.21%, 브로드컴이 7.91% 각각 내렸으며, AMAT(-10.48%), 램리서치(-10.07%), 마이크론(-8.61%), ASML(-12.74%) 등이 모두 큰 폭 하락했다. 

    이에 따라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도 6.81% 급락했다. 이는 2020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 약세와 트럼프의 대만 반도체 흑자 지적 인터뷰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내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은 국내외 반도체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18일(현지시각)에는 TSMC의 실적이 발표된다. 오는 25일과 31일에는 각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될 예정이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주가 측면에서 2분기 실적 발표의 핵심은 단기 실적 방향성보다 내년에도 이어질 장기 업사이클에 대한 단서"라며 "이번 실적 시즌을 통해 (해당 단서 등이)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