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노란봉투법' 처리 강행 … 25일 본회의 법안 통과 예상22대 국회 규제법안, 21대 대비 2배 빨라… "산업계 위축"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22대 국회에서 야당 중심으로 경제를 위협하는 규제 입법이 급증하고 있다. 여소야대의 구도 속에서 친노동과 반기업 정서의 법안들이 산업계에 불안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의 3고(高) 현상이 경제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변수까지 겹치면 기업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23일 국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열고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국민의힘 반대에도 강행 처리했다.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의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쟁의행위 범위를 확대하며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다. 노란봉투법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거부권)로 국회 재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폐기됐다.

    민주당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이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법사위 심사 관문이 남았지만 법사위원장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어서 법사위 통과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날 입장문을 내며 "노란봉투법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법안"이라면서 "글로벌 경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고 국가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상황인데 이대로 국회를 통과하면 사실상 우리 글로벌 경쟁력은 퇴보하게 될 것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 ▲ 국민의힘 항의에 눈 감은 우원식 국회의장 ⓒ이종현 기자
    ▲ 국민의힘 항의에 눈 감은 우원식 국회의장 ⓒ이종현 기자
    노란봉투법 외에도 시민단체 좋은규제시민포럼에 따르면 22대 국회 개원 후 한 달간 발의된 법안 1127건 중 규제 법안은 283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국회 같은 기간의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국회에서도 발의됐다가 임기 만료로 일몰된 횡제세 역시 과도한 세제라는 지적에도 야당 중심으로 추진 중이다. 은행이나 정유사 등이 비정상적인 외부 요인으로 초과 이익을 거뒀을 때 추가로 세금으로 환수하겠다는 내용이다.

    구글·애플 등 플랫폼 업체의 독과점·불공정 행위를 규제하는 온라인플랫폼법(플랫폼법)도 발의됐다. 이 법안은 독점적 지위를 가진 대형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반칙행위 발생 시 제재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맹점주에게 단체교섭권을 주는 가맹법도 다수 발의됐다. 가맹사업법은 가맹점주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가맹점주단체 등록제 도입, 협의요청 불응 시 제재 조치 부과 등이 담겼다.

    산업계는 과잉 입법으로 기업 활동을 제약하면 결국 나라 경제 전체가 위협받는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생사기로를 걱정할 만큼 엄중함을 느끼지만 여의도는 다른 세상처럼 보인다"며 "중장기적인 저성장, 저출산 대책은 고사하고 눈앞에 켜켜이 쌓인 기업옥죄기 법안 조차 하나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창업 최근 7년 미만 스타트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64.3%가 규제로 인해 애로 사항을 겪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 기업의 37.7%는 한국의 스타트업 규제 수준이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경쟁국보다 높다고 답했다.

    한국의 기업 여건은 여전히 전세계 국가 중 하위권을 멤도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최근 발표한 2024년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기업 여건은 67개국 가운데 47위를 기록했다.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은 "우리 기업은 대전환 시대의 파고에 맞서는 것도 벅찬데, 근거 없는 반기업 정서, 낡고 불합리한 규제들이 아직도 발목을 잡고 있어 안타깝다"라며 "기업인들에게 선도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만큼 경영자들은 시대전환에 과감히 맞서는 도전과 혁신을 맨 앞에서 이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