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마시스 소액주주,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남궁견 회장 최대주주 1년간 휴마시스 이익잉여금 564억원 증발이익잉여금 -897억원인 빌리언스 인수에 주주들 우려 높아져소액주주 "남궁 회장 이력 봤을 때 휴마시스 주주 막대한 손해 우려"
  • [편집자주]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진단기기 사업 호황 수혜를 누린 휴마시스가 경영권 내홍을 겪을 전망이다. 지난해 3월 최대주주로 올라선 기업들의 실질적인 지배자인 남궁견 회장이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따라 신성장동력으로 2차전지 소재 및 광물사업을 선택한 데 대해 소액주주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남궁견 회장의 과거 이력도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추진해 경영진 교체까지 예고한 상황이다. 뉴데일리는 휴마시스의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경영진과 소액주주간 갈등 양상을 전망해봤다. 

    휴마시스가 경영권 분쟁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휴마시스 소액주주 일부가 지난해 2월 최대주주에 오른 남궁견 휴마시스 회장에 대한 불안감과 주가하락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어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휴마시스 소액주주 김철 부대표는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에 휴마시스의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허가해달라고 신청했다.

    김철 부대표는 법원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아티스트코스메틱, 인스코, 인콘, 남산물산의 실질적 지배자인 남궁견 회장이 휴마시스를 인수했을 당시부터 회사의 유동자산을 이용해 주주가 아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기업인수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휴마시스는 지난 5월 480억원을 투자해 경남제약의 최대주주인 블레이드엔터테인먼트(현 빌리언스) 지분 30.87%를 인수했다.

    휴마시스는 당시 진단키트 사업과 경남제약의 제약바이오 사업 간, 휴마시스 관계사인 판타지오와 빌리언스 간 콘텐츠 제작 협업 등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은 남궁 회장이 2023년 별다른 투자를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휴마시스의 이익잉여금이 500억원 이상 소진된 것을 놓고 빌리언스의 인수를 마뜩잖게 바라보고 있다.

    남궁 회장이 최대주주에 오르기 직전인 2022년말 휴마시스의 이익잉여금은 3340억원이었는데 2023년말 2776억원으로 564억원이나 감소했다.

    이익잉여금은 기업 성장을 위한 투자 및 재무 건전성 유지, 불황에 대비한 용도로 사용되는데 휴마시스는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에 41억원만을 사용했다.

    이익잉여금은 주주에게 배당 재원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휴마시스는 2021년 주당 200원, 총 68억원을 현금배당한 이후 2022~2023년 2년 연속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다.  

    반면 지난 5월 인수한 빌리언스는 올 1분기 별도기준 이익잉여금 –897억원에 부채비율은 207%에 기록했을 정도로 재무 위험이 큰 상황이다. 경남제약도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이 –422억원 수준이다.

    휴마시스의 재원이 '밑빠진' 빌리언스와 경남제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농후한 셈이다.

    휴마시스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진단키트로 외형과 내실 모두 급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기 직전인 2019년 92억원의 매출과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휴마시스는 2020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판매하며 ▲2020년 매출 457억원·영업이익 254억원 ▲2021년 매출 3218억원·영업이익 1936억원 ▲2022년 매출 4713억원·영업이익 2559억원으로 성장했다.

    2023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방역대책이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매출 138억원, 영업손실 524억원을 기록했지만 유동자산 2778억원, 이익잉여금 2785억원을 보유해 주머니가 두둑해졌다. 2019년 유동자산 258억원, 결손금 92억원과 비교하면 외형은 10배 이상 커졌고 내실도 탄탄해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남궁 회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위기에 놓인 기업들을 M&A한 뒤 되팔아 'M&A전문가'라는 평가와 함께 남궁 회장이 거친 기업 중 주식시장 상장폐지된 곳이 많아 '기업사냥꾼'으로 불리기도 한다.

    남궁 회장은 2007년 애즈웍스(옛 세종로봇, 현 플러스프로핏)를 시작으로 삼협글로벌(현 에프와이디), 고려포리머(옛 NK물산·현 플레이그램), 유한NHS(현 에이치원바이오), 대한종합상사 등을 인수·매각했다. 세종로봇은 2009년 11월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되기도 했다.

    김철 부대표는 "남궁 회장은 인수, 감자·상장폐지, 유상증자, 매각·재상장 등의 방식으로 거액을 벌어들인 반면, 해당 회사 주주들은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남궁 회장은 남산물산을 통해 미래아이앤지→아티스트코스메틱→판타지오, 미래아이앤지→케이바이오컴퍼니→인콘→인스코 등을 지배하고 있다. 이 중 아티스트코스메틱, 인스코, 인콘, 남산물산이 각각 8.02%, 4.21%, 0.63%, 0.51% 등 총 13.37%의 지분율로 휴마시스의 최대주주로 있다. 휴마시스의 현 경영진도 모두 남궁 회장의 사람이다.

    김성곤 휴마시스 대표는 2010년부터 2021년까지 NK물산 대표를 지냈고 김인환 관리총괄 이사는 남산물산과 미래아이앤지·아티스트코스테믹 이사를, 신민규 영업총괄 이사는 미래아이앤지와 판타지오 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김종환 감사는 NK물산 사외이사를 맡기도 했다.

    남궁 회장의 아들인 남궁정씨도 플레이그램과 미래아이앤지 등을 지배하는 컨설팅업체 하나모두 대표를 맡고 있다.

    김철 부대표는 "남궁 회장의 이력을 봤을 때 유동자산이 줄어든 휴마시스도 감자, 유상증자 등을 실행해 주주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상장폐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