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정부 발표 이후 저PBR주로 투자금 확산KRX은행지수 31%↑…KB금융 72% 급등 '시총 8위'이익 모멘텀·주주환원 의지…여타 수혜주 대비 두각 뚜렷
  •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주가 부양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 반 년이 흘렀습니다. 

    지난해부터 증시를 견인했던 인공지능(AI) 기술주에서 1배 미만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종목들로까지 투자자들의 자금이 확산된 계기였는데요.

    정부의 발표 이후 시장은 분주히 수혜주를 찾았습니다. 자동차, 지주사, 은행, 보험, 증권주 등 저(低)PBR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6개월간 가장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인 건 단연 은행주, 그중에서도 KB금융지주입니다. 

    KB금융을 포함해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등으로 구성된 KRX은행지수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1월 24일부터 지난 23일까지 30.51% 상승했습니다. 

    이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은 11.9%. 무겁기로 유명한 은행지수가 전체 지수의 3배 가까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니 괄목할 만한 수익률입니다. 

    KB금융지주의 주가 상승률은 더 매서웠습니다. 무려 71.79% 급등했는데요. 5만원대 초반이던 주가는 어느덧 9만원 고지를 넘보고 있습니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우선주 제외) 14위(21조229억원)였던 KB금융의 몸집은 23일 기준 35조6300억원으로 불어나면서 8위에 등극했습니다. 

    주가 상승을 견인한 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입니다. 지난 6개월간 외국인은 4421억원, 기관은 2843억원 KB금융을 순매수했습니다.

    하나금융지주(47.55%), 신한지주(41.28%), 우리금융지주(16.09%) 등 여타 은행주를 포함해 현대차(42.59%), 삼성생명(49.28%), 삼성화재(54.87%) 등 자동차나 보험주들의 선전도 상당했지만 KB금융이 유독 높은 상승률을 보였는데요.

    이는 KB금융이 '밸류업 대장주'로 부각된 영향입니다.

    KB금융그룹은 국내 상장사 중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첫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간 주주환원 정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데 이어 해당 프로그램도 충실히 이행한 것이죠.

    지난 23일엔 이사회를 통해 올해 총 7200억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혔습니다. 지난 2월 3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에 이어 추가로 4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결의한 것입니다.

    주당 배당금도 1분기 784원에서 2분기에는 791원으로 결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KB금융이 실시하는 현금배당총액은 1조2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KB금융의 현금배당총액은 1조1740억원이었습니다.

    통근 주주환원 결정은 탄탄한 실적으로 기반으로 합니다. KB금융의 2분기 실적은 1조7324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는데요.

    지난 분기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손실 충당금을 반영으로 실적이 뚝 떨어졌지만 홍콩H지수가 6500선을 회복하면서 충당금 환입이 이뤄진 덕분입니다. 은행권을 통틀어 홍콩H지수 ELS를 가장 많이 판매한 KB금융은 1분기 8420억원을 충당금으로 인식한 바 있습니다.

    증권가에선 KB금융이 강력한 주주환원책을 펼치고 있는 만큼 밸류업 대장주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에 따라 KB금융의 목표주가도 상향되고 있는데요.

    한국투자증권은 주주환원 모멘텀을 반영해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11만원으로 기존(10만원) 대비 10% 높인다고 밝혔습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매입 소각액은 7200억원에 달하고 배당액 1조2000억원까지 포괄한 올해 예상 주주 환원율은 38.3%"라면서 "보통주 자본 비율도 13.6%로 높아 추가 주주환원 확대 여력은 충분하다. 내년도 자사주 매입 소각액은 8400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