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입찰 시작심해가스전 개발역량 갖춰광양터미널 등 저장용량 확대, 탄탄한 현금흐름 보유탐사-개발만 십여년… 결단 주목
  • ▲ 동해 석유·가스 탐사 지역 '대왕고래'ⓒ뉴시스
    ▲ 동해 석유·가스 탐사 지역 '대왕고래'ⓒ뉴시스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면서 사업 참여 기업에 눈이 쏠리고 있다. 미얀마, 말레이시아 등에서 심해 가스전 탐사·개발 경험이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오는 12월 첫 시추 착수를 위한 실무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다음 달 말에는 해외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주관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받을 계획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명명된 동해 가스전은 경북 포항 영일만에서 38~100km 떨어진 넓은 해역 중 자원 매장 가능성이 높은 구역을 가리킨다.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로 길게 형성돼 있다. 정부는 첫 시추 후 3개월 가량이면 1차 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석유공사는 심해 경험이 많은 기업 중심으로 자료 열람을 진행하고 이후 기업들의 참여 의향서를 접수받을 계획이다.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에서 굵직한 광구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대왕고래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거론된다. 이번달 본공사를 시작하는 미얀마 가스전 4단계 사업은 국내 기업이 진행하는 최초 심해 개발사업으로 꼽힌다.

    실제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최근 에너지 사업을 중점으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 주력 부문인 철강 트레이딩이 시황 회복이 지연되고 있고,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신사업인 구동모터코아도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막 삽을 뜬 미얀마 가스전 4단계를 시작으로, 호주 연방정부 환경 승인이 통과된 에너지 자회사 세넥스에너지를 통해 2025년까지 천연가스 3배 증산을 계획하고 있다. 또 탐사→개발→생산→판매까지 전 주기 역량을 보유한 만큼 심해 탐사 오퍼레이션을 주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준공한 광양 제1 LNG터미널에 20만㎘급 탱크 2기를 추가 건설해 2026년까지 133만㎘의 캐파를 확보한다. 또 인천 가스복합 발전소를 통한 에너지 판매도 가능하다.

    다만 심해 가스전 사업은 탐사 단계에서 생산까지 길게는 10여년씩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여서 쉽게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최대 캐시카우로 떠오른 미얀마 가스전도 2004년 처음 발견했지만 실제 생산은 2013년 6월에야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올해 초 사장에 오른 이계인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표의 결단에 주목하고 있다. 1989년 입사 후 35년 간 근무한 이 대표는 그동안의 자원개발사업 과정을 모두 지켜본 인물이다. 지난해 포스코에너지 흡수 합병 이후 글로벌사업 부문을 맡아 리더십을 보여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