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병원은 아예 전멸 … 치료받으려면 무기한 대기걸고 서울行사직 전공의 아닌 외국의대 출신 지원자 비율 높아가뜩이나 전공의 없는데 필수의료 전문의도 조용한 사직
  • ▲ ⓒ정상윤 기자
    ▲ ⓒ정상윤 기자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완전한 실패로 돌아갔다. 전공의 지원이 없는 수련병원이 대다수였다. 빅5병원도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러 의료공백을 대처할 여력이 없을 정도다. 사직 전공의가 복귀에 응한 경우는 거의 없고 대다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지원자들이라는 분석이다.

    31일 각 수련병원에 따르면 전공의 모집은 0명 행렬을 이뤘다. 떠난 전공의는 돌아오지 않았다. 

    현재 126개 수련병원은 총 7645명의 전공의를 필요로 한다. 사직 전공의 숫자와 비슷한 수준이나 대부분 충원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정부가 권역 제한을 풀어 지방의대 전공의들에게도 빅5병원 진입 문턱을 열었으나 이조차 무용지물이었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서울성모병원 포함)에 지원한 전공의는 병원별로 10명도 뽑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병원은 인턴 777명, 레지던트 2087명 등 총 2864명을 모집했으나 충원율은 극히 낮다. 전국에서 중증환자가 몰리는 곳이어서 앞으로 무기한 수술 대기 등 피해가 예상된다. 적기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게 된다.

    빅5의 상황도 이러하니 지방대병원은 아예 전멸이다. 이대로면 중증, 응급체계는 무너지게 된다. 결국 지방의 환자는 서울로 향하게 되지만 대응이 어렵다. 

    모 수련병원 관계자는 "국내 의대를 나온 사직 전공의가 가을턴에 지원한 것은 극소수이며 외국 의대 출신 지원자들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했다. 

    정부는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제 필수의료 전문의도 번아웃에 조용한 사직을 이어가고 있다. 병원들은 긴축 경영에 병동 통폐합을 해야 버틸 수 있다. 

    '0명 지원'으로 종료된 하반기 모집 이후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중론이다. 특히 신규 환자를 받지 않는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이라 올해 암 진단을 받았거나 희귀질환 판정을 받게 된 환자들의 두려움은 공포로 바뀌고 있다.

    이날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우리의 예상대로 지원율이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갈라치기 술책과 행정명령 철회, 수련 특혜 등 당근책은 전공의들에게 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계가 누차 주장했듯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는 이상, 정부가 그 어떤 대책을 내놓는다 해도 실패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며 의대증원 철회를 우회적으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