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주말에만 5명 사망... 온열질환자 누적 1546명
  •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시스
    ▲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달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뉴시스
    전국에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폭염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5일 질병관리청과 지역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이 5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면서 올해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어났다.

    지난 3일 오후 2시51분께 광주에서 87세 여성이 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2도로 측정됐으며, 열경련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경남 창원과 창녕에서도 50대 여성과 70대 여성이 각각 밭과 갓길에서 숨졌는데, 이들의 사망 원인도 온열질환의 한 종류인 열사병으로 추정됐다.

    일요일인 4일에는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서 밭일을 하던 90대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졌고, 같은 날 낮 순천시 조례동에서도 90대 노인이 열경련 증상을 보이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행정안전부의 '폭염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5월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546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536명)보다 10명 많은 수준이다.

    이들 중 남성은 1204명(77.9%), 여성은 342명(22.1%)이었다.

    온열질환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늘었는데, 65세 이상 고령층이 31.4%(485명)를 차지했다.

    어르신들은 노화 때문에 더위에 따른 체온 상승과 탈수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고, 평소 앓고 있던 질환 등의 영향으로 체온 유지와 땀 배출 조절 능력이 떨어져 온열질환에 더 취약하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261명), 전남(198명), 경남(184명), 경북(160명)의 순으로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했다.

    질병별로 나누면 열탈진(824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363명), 열경련(206명), 열실신(129명) 순이었다.

    질환 발생 장소는 작업장(29.6%), 논밭(15.9%) 등 실외(79.6%)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축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11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가금류 23만5880마리 등 총 25만7483마리가 폐사했다. 양식장에서는 6개 어가에서 5867마리의 넙치가 죽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다.

    기온은 평년(최저 22~25도·최고 28도~33도)보다 조금 높다.

    행안부는 지난달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한 바 있다.

    행안부는 폭염 경보 유지에 따른 근로자 보호 강화를 철저히 해 달라고 요청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유관기관에 폭염 예방활동과 상황 관리를 요청했다.

    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되도록 하지 말고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증세가 있으면 무더위 쉼터 등 시원한 장소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 축사나 비닐하우스 등은 환기하거나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TV, 인터넷, 라디오 등을 통해 무더위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