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주말에만 5명 사망... 온열질환자 누적 1546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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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며 폭염으로 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5일 질병관리청과 지역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사이 5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하면서 올해 폭염에 따른 사망자가 13명으로 늘어났다.지난 3일 오후 2시51분께 광주에서 87세 여성이 밭에서 일하다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발견 당시 이 여성의 체온은 42도로 측정됐으며, 열경련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같은 날 경남 창원과 창녕에서도 50대 여성과 70대 여성이 각각 밭과 갓길에서 숨졌는데, 이들의 사망 원인도 온열질환의 한 종류인 열사병으로 추정됐다.일요일인 4일에는 전남 순천시 별량면에서 밭일을 하던 90대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숨졌고, 같은 날 낮 순천시 조례동에서도 90대 노인이 열경련 증상을 보이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행정안전부의 '폭염 대처상황 보고'에 따르면 5월20일부터 이달 3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는 1546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536명)보다 10명 많은 수준이다.이들 중 남성은 1204명(77.9%), 여성은 342명(22.1%)이었다.온열질환자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늘었는데, 65세 이상 고령층이 31.4%(485명)를 차지했다.어르신들은 노화 때문에 더위에 따른 체온 상승과 탈수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고, 평소 앓고 있던 질환 등의 영향으로 체온 유지와 땀 배출 조절 능력이 떨어져 온열질환에 더 취약하다.지역별로 보면 경기(261명), 전남(198명), 경남(184명), 경북(160명)의 순으로 온열질환자가 많이 발생했다.질병별로 나누면 열탈진(824명)이 가장 많았고, 이어 열사병(363명), 열경련(206명), 열실신(129명) 순이었다.질환 발생 장소는 작업장(29.6%), 논밭(15.9%) 등 실외(79.6%)가 압도적으로 많았다.폭염이 이어지면서 가축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지난 6월11일부터 이달 3일까지 가금류 23만5880마리 등 총 25만7483마리가 폐사했다. 양식장에서는 6개 어가에서 5867마리의 넙치가 죽었다.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대부분 지역에서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내외로 올라 매우 무덥다.기온은 평년(최저 22~25도·최고 28도~33도)보다 조금 높다.행안부는 지난달 3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폭염 위기경보 수준을 '심각' 단계로 상향한 바 있다.행안부는 폭염 경보 유지에 따른 근로자 보호 강화를 철저히 해 달라고 요청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유관기관에 폭염 예방활동과 상황 관리를 요청했다.가장 더운 시간대인 오후 2~5시에는 야외활동이나 작업을 되도록 하지 말고 현기증, 메스꺼움, 두통 증세가 있으면 무더위 쉼터 등 시원한 장소를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또 축사나 비닐하우스 등은 환기하거나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추고, TV, 인터넷, 라디오 등을 통해 무더위 기상 상황을 수시로 확인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