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조원 벽도 무너져2016~2017년 논바인딩 계약 정정공시에 한국거래소에서 벌점 부과벌점 4점 추가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받아야 혈당조절 기능 건기식 '프로지스테롤' 핵심 성분 '디글루스테롤'로 주목받아2022년 3월 FDA에 NDI 등록 …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쳐
  • ▲ 케어젠 본사. ⓒ케어젠
    ▲ 케어젠 본사. ⓒ케어젠
    2023년 8월9일 4만4800원 vs 2024년 8월5일 1만6240원.

    케어젠 주가가 1년새 반토막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규건강식품원료(NDI)를 등록하며 한때 시가총액 3조원을 육박했지만 현재 시가총액 1조원의 벽도 무너진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케어젠은 지난달 31일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받았다.

    2016년 6월 일본 크레아티오에 탈모방지 및 발모촉진용 제품 259억원어치와 95억원어치를 각각 공급하기로 하는 계약을 두 건 체결했는데 61억원, 5억원가량씩만 공급하고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는 기재정정공시를 지난 5월과 6월 한 차례씩 올린 데 따른 것이다.

    케어젠은 벌점 7점을 부과받았는데 최근 1년간 11점의 벌점을 쌓으며 자칫 상장폐지 위험에 놓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1년 누적 벌점이 15점을 넘으면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케어젠이 이처럼 벌점을 많이 쌓은 것은 2016~2017년 체결한 논바인딩(non-binding) 방식의 계약이 변경된 영향이다.

    논바인딩 계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상대방에게 이행을 강제할 수 없는 일종의 업무협약(MOU)과도 같은 것으로 보면 된다.

    2019년 2월부터 올린 공급계약 변경 관련 기재정정공시만 24건에 이를 정도로 케어젠은 체결한 계약의 변동성이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이 중에는 계약이행률 157%, 150% 등으로 종료한 것도 있지만 5.3%, 18.83%, 23.13%에 그친 것도 적지 않다.

    케어젠은 확정되지 않은 실적을 공시로 올린 뒤 계약이행률이 절반 이하로 줄었거나 해지한 영향이 부메랑처럼 날아와 한국거래소로부터 9차례나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받고 벌점을 부과받았다.

    케어젠은 펩타이드(아미노산 화합물)를 기반으로 필러와 기능성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개발해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연 매출의 절반가량을 영업이익으로 내는 사업구조를 갖춰 2015년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혈당조절 기능이 있는 건기식 '프로지스테롤'의 핵심 성분 '디글루스테롤'은 2022년 3월 FDA에 NDI로 등록되며 주주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후 인도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해 디글루스테롤의 혈당강하 효능을 확인했고 브라질, 멕시코,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포르투갈 등에 프로지스테롤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케어젠 주가는 2023년 7월21일 5만3400원까지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2조8700억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면에서는 기대와 달리 지지부진하며 주주들의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지난해 총 7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2023년 프로지스테롤로만 9300만달러(1275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공언을 지키지 못했다.

    상반기 매출 409억원, 영업이익 154억원을 올렸는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98%, 영업이익은 23.46% 감소해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전 세계 경기회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어 수출비중이 약 95%에 이르는 케어젠을 둘러싼 거시환경은 더욱 나빠지고 있는 상황이다.

    케어젠 주가는 지난 2일 2분기 실적공시를 낸 이후 이틀 동안 8210원(33.6%) 하락해 시가총액 1조원의 벽이 무너지며 지난 5일 1만6240원에 장을 마감했다.

    케어젠 측에 이와 관련한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