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결합 승인"내부 시장·EEA 협정과 양립 가능"국내 합병 절차는 중단… 무산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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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다만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에 신중한 기조를 취하고 있어 합병이 최종 성사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7일(현지시각) “한국타이언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을 단독으로 인수하는 행위를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한온시스템은 세계 2위 차량 열 관리(공조)업체로, 한국타이어가 인수를 시도해왔다.EC는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를 위해 지난달 12일 접수한 기업결합 신고서를 ‘기업 합병심사 간소화 절차’에 따라 심사한 결과, 양사 합병이 유럽 내부 시장·유럽경제지역(EEA) 협정에 부합하고 경쟁 부문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EC는 “이 거래는 주로 난방, 환기, 공조 모듈과 같은 자동차 열관리 체계 구성 요소 제조와 관련이 있다”며 “해당 기업이 동일하거나 수직적으로 관련된 시장에서 활동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고시된 신고된 거래가 경쟁 부문에서 우려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고 공지했다.지난 5월 한국타이어는 이사회를 열어 사모펀드(PE)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5%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를 모두 1조733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했다.지분 인수 절차 완료 시 한국타이어가 속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은 한온시스템 지분 50.53%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1조800억원에 사들였다. 이번 추가 지분 인수를 포함하면 약 2조8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EC의 승인과 별개로 한국타이어의 한온시스템 인수는 순탄치 않은 양상이다. 한국타이어가 10주간의 실사와 2주간의 협상을 진행하는 사이 한온시스템 주가는 급락했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한국타이어는 지난 3일까지 한온시스템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한 대금을 납입해야 했지만, 이행하지 않았다.이에 한국타이어와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매각 적정가를 둘러싼 협상도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게 됐다.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하면서 한국타이어 내부에서는 매각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중으로, 인수 무산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