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등 연초 대비 주가 급락2분기 어닝쇼크·대내외 악재 여전히 산적"하반기 업황 회복 쉽지 않아" 목표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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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에 기대에 실적 악화가 본격화되면서 배터리 관련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장주들마저 신저가를 줄줄이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목표가를 낮추고 나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종가 기준 3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연초(1월2일) 대비 23.74% 빠진 수치로 지난달 24일 장중 32만 원까지 내려가며 연중 신저가를 기록했다.
같은 날 삼성SDI의 경우 연초 대비 주가가 35.11%나 빠진 30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중 최저가를 썼다. 연초만 해도 46만 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이제 30만 원선도 위협받고 있는 모습이다.
포스코퓨처엠의 하락폭은 더 컸다. 올 들어 35만 원선에서 움직였던 주가는 최근 들어 낙폭을 키우더니 결국 전 거래일에는 19만9500원까지 떨어지며 장을 닫았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기준으로는 5% 뛴 21만1000원을 가리키고 있지만 연초와 비교하면 주가는 40% 이상 하락했다.
이들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어닝 쇼크' 가 줄줄이 발생하며 부진한 주가 흐름을 잇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95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7.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같은 기간 삼성SDI의 영업이익도 동기간 대비 37.8% 감소한 2802억 원을 기록했다. 포스코퓨처엠의 영업이익은 무려 94.8% 감소한 27억 원에 그쳤다. 리튬·니켈 등 주요 원료가격의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여기에 전기차 대장주인 테슬라까지 실적 직격탄을 맞으면서 주가 하방압력을 가했다. 테슬라의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한 14억8000만 달러를 기록한 가운데 이는 지난해 2분기 보다 낮은 수치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가격 인하와 저금리 자금조달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량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 국내 이차전지주들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현재 전기차 판매 둔화와 경쟁사들의 가격 경쟁으로 실적 기대감은 시장에서 소멸돼 있다"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배터리 업계의 하반기 회복 시점이 예상보가 늦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 전지 산업의 고성장은 변함 없지만 업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3공장 건설이 일시 중단됐다. 3공장은 연산 50GWh 규모로 올해 하반기 준공해 내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수요 정체에 지연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원가 공세·전기차 수요 둔화 등 부담 등 넘어야 할 산들이 아직 남아있다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일부터 20일까지 국내 양극재 수출량은 8402t을 기록했고, 1개월 환산시 약 1만30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52.5% 감소할 전망"이라며 "이는 2021년 이후 최저치로 전방 수요 약화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증권가에서도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LG에너지솔루션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변경했으며 목표가 역시 47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내려잡았다. 하이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도 삼성SDI의 주가를 60만 원에서 48만 원까지 하향조정했으며, SK이노베이션 주가는 20만 원에서 16만 원으로 새로 잡았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과 신흥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과의 점유율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며 "북미의 주력 고객사에서도 판매가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적에 대한 눈높이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다만, 업계에서는 2차전지 기업들 대다수가 4분기 이후 업황 회복 등에 대한 언급을 하고 있는 부분과 미국 11월 대통령선거(대선)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박빙을 보이고 있는 것 등은 긍정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