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국내 증시 결산…화장품 전문 기업 제닉 주가 6배 올라HD현대일렉트릭 코스피 상승률 1위…주가‧실적 '두 마리 토끼' 잡아금양‧포스코DX 등 2차전지株 부진…친환경 관련 종목 큰 폭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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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은 화장품 개발생산(ODM) 회사인 코스닥 상장사 제닉이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는 전력기기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HD현대일렉트릭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제닉은 올해 들어 525.3%의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 연말 3600원 불과하던 제닉은 올해 연말 종가 기준 2만2950원을 기록, 주가가 6.3배 넘게 뛰었다.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통틀어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이다.화장품 전문 기업 제닉은 올해 초 만 해도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지난 8월을 기점으로 주가가 급등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특히 9월 들어선 두 번의 상한가와 함께 12일까지 단 하루도 하락하지 않고 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와 투자위험 종목에 순차적으로 지정되기도 했다.제닉은 국내 최초로 수용성 하이드로겔 마스크팩을 개발한 기업이다. 아마존 B&P(화장품 등 소비재) 마스크팩 판매량 1위를 기록한 바이오던스가 제닉의 핵심 고객사로 알려지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북미‧동남아 소비자의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관심이 증가하면서 제닉의 가동률 상승이 돋보인다"라며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력을 통해 하이드로겔 마스크팩 신제품 개발과 샘플 테스트를 진행 중으로 고객군 확대와 품목 다변화로 높은 가동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밖에 코스닥 시장에선 태성(511%), 오리엔트정공(380%), 중앙첨단소재(315%), 실리콘투(311%), 피노(253%), 테크윙(221%), 알테오젠(206%) 등이 주가 상승률 상위에 올랐다.인쇄회로기판 핵심설비제조업체 태성의 경우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성장으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며 주목을 받았다. 실리콘투는 해외 시장에서 K-뷰티 약진으로 강세를 보였다. 중앙첨단소재는 상반기 리튬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상승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코스피 시장에선 HD현대의 전력기기 자회사인 HD현대일렉트릭이 376.9%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으로 보면 2조8873억 원에서 시작해 13조7700억 원으로 올해를 마무리했다.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변압기, 고압차단기 등 전력기기 제조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2022년에는 신재생에너지용 전력변환기기 강소기업인 HD현대플라스포를 인수해 전력 변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주가 상승의 배경엔 미국의 변압기 수요 급증이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인프라 투자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기대감과 AI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이 변압기 수요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는 분석이다.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간 매출 가이던스(3조3020억 원)를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3분기 누적 수주 금액이 30.3억 달러로 달성률 81%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목표 수주액(37.4억 달러)도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김 연구원은 또한 "마진율이 높은 미국 판매 비중이 크고, 미국 시장 선점 효과와 고사양 초고압 변압기 수주 대응 능력이 더해져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수익성을 시현하고 있다"라며 "초고압 변압기 수요 확대 흐름이 여전한 가운데, 증설에 따른 중장기 미국 내 경쟁 지위 강화 및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편 코스피 시장에서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종목은 삼양식품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주가가 226.2% 상승한 삼양식품은 올 한 해 식음료업계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불닭볶음면'이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면서 주가가 고공행진 했다.이밖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석유·천연가스 개발 및 생산 수혜 예상 기업 SNT에너지(202%), 로봇·반도체·원전 등의 사업이 기대되는 두산(175%), 미국 전력 인프라 시장 수혜 예상 기업 가온전선(165%)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반면 올해 국내 증시에선 2차전지, 친환경 관련 종목 다수가 큰 하락세를 보였다.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한 금양(-80.6%)을 비롯해 포스코DX(-74.3), 이엔플러스(-73.7%) 등은 이차전지 관련, KC그린홀딩스(-75.6%)는 친환경 관련 종목으로 분류된다.이들 업종은 미국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해리스 수혜주'로 언급되기도 했다. 2차전지주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감소)으로 업종 전반이 부진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