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기업 밸류업 상장사 간담회 첫 참여세제 지원·상법 개정·금투세 폐지도 언급"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정부 입장 발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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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처음으로 국내 주요 상장사들과의 만나 밸류업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김 위원장은 이번 스킨십을 계기로 상장사들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세제지원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8개 상장사와 유관기관 등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밸류업과 관련한 기업들의 현장 의견을 수렴했다. 그동안 밸류업과 관련한 홍보와 기업들과의 만남은 김소영 부위원장이 챙겨왔으나 이날은 김 위원장이 직접 찾아 기업들의 적극적인 밸류업 참여를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기업 밸류업의 핵심적인 성공 요인은 시장 참여자들의 자발적, 적극적 참여"라며 "선제적으로 공시에 참여해준 기업에 감사 인사를 드리고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기업뿐 아니라 다른 상장 기업들도 참여의 흐름에 동참해 주시길 기대한다"고 운을 뗐다.

    특히 그는 지난주 글로벌 주식시장의 급등락 상황을 언급하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과 더딘 회복속도에 대해 아쉬워하는 평가가 있음을 알고있다"며 "보다 단단하고 회복력을 갖춘 증시로의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확산·내실화를 통한 상장기업과 증시의 경쟁력 제고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2월 지원방안 발표 후 속도감 있게 후속조치를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금융투자업계 유관부서들과 협의한 끝에 다음달에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어 4분기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 남은 과제들도 차질없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의 주요지원 중 하나인 인센티브 세제 지원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에 소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대해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25일 발표된 세법개정안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와 밸류업 공시 기업에 대한 법인세, 배당소득세, 상속세 등 여러 세제 혜택이 포함돼 있다"며 "발표한 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향후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자신했다.

    정부 세법 개정안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 및 주주환원 확대 기업은 주주환원 증가 금액(직전 3년 평균 대비 5% 초과 증가분)의 5%를 법인세에서 세액공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직전 3년 대비 주주환원 증가분에 비례해 배당소득을 14%에서 9%로 저율 분리과세하고, 밸류업 우수 기업에 대해 기업 대상 기업 상속 공제 한도를 2배 확대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김 위원장은 "주주 가치를 존중하는 경영 문화가 확산될 필요가 있다는 인식하에 관계 기관과 상법 개정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며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정부 입장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장에는 밸류업 공시에 선발주자로 뛰어든 키움증권·메리츠금융지주·HK이노엔을 포함해 유한양행·LG·POSCO홀딩스·현대차·엠로 등 8개 상장사들이 모였다.

    공시에 참여한 기업들은 지표 선정·목표 설정·소통 등 공시 과정의 경험을 공유하며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공시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공시를 하지 않은 기업들도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공감하며 참여를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속적으로 기업들과 소통하며 참여를 지속해 나가겠다"며 "9월 발표 예정이고 시장의 관심도가 높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고 차질없이 준비해 밸류업 프로그램 확산의 모멘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구용 상장사협의회 회장도 "정부 세법개정안이 차질없이 추진돼 기업 밸류업의 촉매제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동훈 코스닥협회 수석부회장은 "협회 차원에서도 코스닥 기업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의 확산 및 중장기적 밸류업 문화 형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