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폴더블 6 시리즈 공시지원금만 50만원대로 인상3월 전환지원금 도입 후 2분기 마케팅비 감소세경쟁 활성화 제도 취지 무색, 실효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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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통3사의 2분기 마케팅 비용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번호이동을 통해 경쟁 활성화를 유도하려던 전환지원금 정책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통3사는 지난주 갤럭시 Z 폴더블 6 시리즈의 공시지원금을 50만원대로 인상했다. 

    기존에 책정된 공시지원금이 20만원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두 배 이상 오른 것이다. 번호이동 시 제공하는 전환지원금 책정은 없었다.

    통상 플래그십 단말은 출시 이후 두 달여만에 공시지원금을 인상하는데, 갤럭시 Z 폴더블 6 시리즈는 출시 2주만으로 앞당겨졌다. 

    공시지원금 조기 인상 배경은 초기 판매량 부진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동시에 이통3사의 마케팅 비용에 여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규 단말 물량을 소진하기 위한 지원금 인상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전환지원금 도입 이후 2분기 이통3사의 마케팅비용 지출은 전 분기 대비 오히려 줄었다. 1분기와 비교해 SK텔레콤은 5.1%, KT는 0.3%, LG유플러스는 3.3% 모두 감소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번호이동 활성화를 통해 통신 요금 부담을 낮추자는 취지로 전환지원금 제도를 도입했다. 가입자가 다른 통신사로 옮길 때 공시지원금과 추가지원금 외에 최대 50만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쟁을 통해 마케팅비 지출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결과는 오히려 반대였다.

    이통3사 마케팅 비용이 오히려 줄어들면서 전환지원금 제도는 실효성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통3사는 수요가 많은 단말이나 최신 기종에는 전환지원금을 적게 책정하거나 대상에서 제외하며 부담을 줄였다. 지원 가능한 최대 지원금은 50만원이지만, 이통3사가 책정한 전환지원금 최대치도 30만원대에 그쳤다.

    신규 단말에는 전환지원금을 책정하는 대신 공시지원금을 올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환지원금은 번호이동 시에만 지급돼 가입자 간 역차별 논란이 생길 수 있다. 기존 고객에 혜택을 더 지급한다는 차원에서도 이통3사는 공시지원금을 올리는 것이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전환지원금 제도에 대해 명백한 실패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번호이동 시장은 경쟁이 활성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며, 수요가 높은 단말에는 지원금이 적어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환지원금 시행 이후 알뜰폰 시장도 일부 영향을 받아 위축되는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급하게 도입한 전환지원금은 이통3사의 생색내기용으로 전락할 것이 분명함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었다”며 “도입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제도는 빠르게 정리하고 경쟁 활성화와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한 다른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