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산 금액 3분기에 반영 예정 '손실 불가피'6월 중순 이후 주요 여행사 3사 주가 30% ↓내수상황 지표도 대부분 하회 여행주에 악재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여름 휴가철도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국내 여행주가 특별한 수혜를 입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아닌 '티메프 사태'에 이어 경기침체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되레 주가가 역풍을 맞는 등 반등이 쉽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여행사들의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여행업 대장주로 꼽히는 하나투어는 이날 10시 현재 기준 연초 대비 주가가 14.22% 하락했으며, 모두투어는 무려 30.51% 떨어졌다. 같은 기간 노랑풍선도 20.63% 빠진 채 거래 중이다. 

    특히 여행 성수기가 시작된 이후에는 하락폭이 더 커졌다. 통상 6월부터 여름 휴가 시즌인 점을 고려하면 이들 3사의 평균 주가는 6월 중순(6월14일)부터 지난 13일까지 30%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여행주와 함께 묶이는 관광주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GKL은 연초 대비 전 거래일 기준 주가가 20% 이상 빠졌으며, 롯데관광개발도 7.8% 가량 떨어졌다. 휴가철과 맞물린 파리 올림픽 개최 등으로 주가가 상승 곡선을 탈 것이라는 전망과는 반대되는 행보다.

    여행사의 경우 티메프발(發) 미정산 사태가 불거지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여행사들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특가 패키지상품부터 각종 항공·숙박·입장권 등을 판매해왔는데 상품 사용 완료 후 판매처로부터 대금을 정산받아야 한다. 

    문제는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에게 지급하지 못한 미정산 규모가 커지면서 손해는 고스란히 판매처가 떠안게 됐다는 것이다. 각 여행사들은 이미 6월 판매분부터 대금 정산을 받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손실액은 3분기에 일회성 비용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8월 이후 여행상품은 모두 취소처리돼 추가 손실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행사들이 피해 소비자들에 대한 선제적인 보상 조치를 취하면서 비용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신증권이 종합한 회사별 티메프 사태 손실 규모는 하나투어 56억 원, 모두투어 42억 원, 노랑풍선 29억 원, 교원투어 80억 원 정도다.

    임수진 연구원은 "예상치 못한 티메프 사태로 손실이 발생하며 성수기인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환율, 올림픽 영향 등으로 부진한 업황은 8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라고 전했다.

    티메프 사태 뿐만아니라 내수 부진이 이어지면서 여행 수요가 둔화된 점도 주가에 하방압력을 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소매판매액 지수는 3월(-3.4%) 이후 꾸준히 전년 대비 마이너스를 유지하고 있다.

    내수 상황을 보여주는 다른 지표인 서비스업생산지수도 소비자와 밀접한 분야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분기 도매 및 소매업 생산은 2.1% 줄었고, 숙박 및 음식점업 생산도 1.8% 감소했다. 

    여기에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아직 가시지 않아 별다른 호재조차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추석 연휴 등 하반기 여행 수요 기회가 열려 있기 때문에 실적 추이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내다봤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성수기인 3분기를 앞두고 선제적인 마케팅비가 동반 증가하면서 다소 부진했다"면서도 "추석을 포함한 긴 황금연휴가 있는 3분기 여행상품가격(ASP)은 또 한 번 120만 원대가 유지되면서 업황은 여전히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