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수익·상표권 재원 46.5% 늘 듯"기업가치 제고·주주환원 본격화 기대"외형성장에 걸맞는 주주환원 보여줄 때"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한화그룹이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발을 맞춘다. 배당수익 증가에 따른 주주환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밸류업 공시도 계획 중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한화에너지의 ㈜한화 주식 공개매수 과정에서 불거진 잡음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는 연말 밸류업 공시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해 기업 가치를 제고하고 주주환원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이달 초 열린 ㈜한화 기업설명회(NDR)에서 회사 관계자도 주주환원과 관련 “회사는 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배당 수익과 브랜드 로열티 매출을 재원으로 해 재원의 30~50% 수준에서 꾸준히 배당을 지급해 왔다”면서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자회사들로부터 수취하는 배당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브랜드 로열티 수익 또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당 수입과 브랜드 로열티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배당 지급 수준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건 배당금이 우상향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한화는 올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 한화솔루션의 배당정책 개정, 한화생명의 배당 증액 검토 등에 따라 배당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월 말 기준 ㈜한화는 한화생명보험(지분율 44.99%),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5%), 한화솔루션(36.15%), 한화갤러리아(37.52%), 한화호텔앤드리조트(99.36%) 등의 최대 주주로서 한화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이들로부터 수취한 2023년 배당 수입은 312억원이었는데 올해는 1077억원으로 3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예상이다. 

    브랜드 라이선스(상표권)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 한화오션으로부터의 브랜드 로열티 수익이 전년에는 인수 시점인 5월 이후 약 반기 동안 수취됐지만 올해는 전체 연도에 걸쳐 수취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액도 성장할 것이기에 브랜드 로열티 수익 또한 상승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792억원이었던 브랜드 라이선스 매출은 올해 1874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 결과 올해 ㈜한화가 벌어들일 것으로 예상되는 배당 수입과 상표권 수익 등 불로소득은 2951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2104억원과 비교하면 46.5% 늘어난 금액이다. 

    ㈜한화는 배당 수입과 브랜드 라이선스 매출을 더해 배당금으로 나눈 후 재배당률을 결정한다. 지난해 한화의 총 현금배당 규모는 737억원으로 재배당률은 35%였다. 만약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재배당률을 가정한다면 총 현금배당 규모는 약 1033억원까지 늘게 된다.  

    그간 한화그룹이 주주환원에 인색했다는 시장의 평가를 감안하면 변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는 평가다. 증권가에서는 꾸준히 한화그룹이 주주환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놨다. 특히 최근 한화에너지의 ㈜한화 공개매수를 둘러싼 잡음을 놓고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강해졌다. 

    한화그룹은 최근 한화에너지가 ㈜한화의 지분을 공개매수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재편을 단행했다. 당초 8% 지분 매집을 목표로 했지만 저조한 참여에 목표의 65%인 5.2%(389만8000주)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올해 들어 진행된 국내 공개매수 거래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격을 제시하면서 눈총을 샀다. 

    이에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논평을 통해 “이번 공개매수는 한화라는 회사에 피해가 없더라도 지극히 낮은 주가 및 밸류에이션 수준의 매수 가격이 제시됐으므로 일반주주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며 “1주당 3만원인 공개매수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28배로 공정하지 않고 책임경영이라는 모토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공개매수의 목적으로 동사의 지분율을 확보해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고 발표한 것은 의문점이 남는다”며 “한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등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라고 제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한화 매출액은 40% 가까이 늘고 순이익도 600% 넘게 늘었지만 주가는 10년 전 5만원3016원에서 3만원대로 역성장했다”면서 “외형성장에 걸맞는 주주환원정책도 보여줘야 할 때”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