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스마트캡' 캡핑 기술 벨기에 기업에 첫 공급美 트라이링크 캡핑 시장 독점 … 2022년 2분기에만 3억4970만달러 수익삼양홀딩스, mRNA 전달기술 '센스' 보유LG화학에 센스 플랫폼 중 '나노레디' 비독점적 이전mRNA 코로나 백신 개발 화이자·모더나, 특허 소송에 '곤욕'
  • ▲ 에스티팜(왼쪽)과 삼양홀딩스.ⓒ각사
    ▲ 에스티팜(왼쪽)과 삼양홀딩스.ⓒ각사
    코로나19 백신으로 주목받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 확보를 위한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다.

    이 가운데 에스티팜과 삼양홀딩스는 자체 개발한 mRNA 관련 기술을 플랫폼으로 내재화해 글로벌 특허 전쟁에서 한발 비켜간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최근 벨기에 mRNA 개발 기업 퀀툼 바이오사이언스(퀀툼)에 '스마트캡'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캡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를 안정적으로 합성하는 에스티팜이 자체 개발한 캡핑 기술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처음으로 해외 기업에 스마트캡 기술을 공급하게 됐다.

    현재 상용화된 캡핑 기술은 미국의 바이오기업 트라이링크가 보유 중인 '클린캡'뿐이며 트라이링크는 미국은 물론, 한국과 EU, 호주, 일본, 홍콩, 캐나다, 중국 등에서 특허를 등록해 둬 mRNA 기반 의약품 개발 기업으로서는 선택의 여지 없이 막대한 특허기술료를 지불해 클린캡을 사용해야 한다.

    트라이링크는 모더나·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에 탑재한 클린캡을 통해 2022년 2분기에만 3억4970만달러(464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때문에 클린캡을 대체할 다른 캡핑 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인데 에스티팜의 스마트캡은 클린캡보다 30~40%가량 저렴한 수준으로 알려져 가격경쟁력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티팜은 스마트캡의 국내 특허를 등록했을 뿐만 아니라 국제특허조약(PCT) 출원도 마쳤다.

    에스티팜은 스마트캡 기술을 탑재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STP2104의 임상 1상 시험결과를 3분기 중으로 발표해 스마트캡의 안전성과 효능을 확인할 예정인데 여기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하면 해외 mRNA 개발 기업의 요청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퀀툼과 계약을 통해 자체 기술로 개발한 캡핑 기술인 스마트캡이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퀀툼에서 앞으로 개발할 mRNA 백신에 스마트캡이 활용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삼양홀딩스도 mRNA를 포함한 약물전달 기술(DDS) 플랫폼 '센스(SENS)'를 보유하고 있다. 기존 mRNA 전달체 지질나노입자(LNP)와 달리 생분해성 고분자로 만들어졌고 자체 디자인한 양이온성 지질을 도입해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양홀딩스는 센스 중의 하나인 '나노레디'를 2023년 4월 mRNA 기반 항암백신을 개발하려는 LG화학에 비독점적으로 공급하기도 했다.

    기존 LNP는 약물과 잘 섞이지 않아 세포 안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어 약물에 대한 임상시험과 별도의 임상시험이 필요한 반면 나노레디는 약물과 잘 섞이는 특징이 있어 임상시험을 두 번 진행할 필요가 없어 개발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삼양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LG화학 이후에도 국내외 제약사와 센스 플랫폼 기술이전을 놓고 논의를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적으로 mRNA와 관련한 핵심기술인 LNP와 캡핑 기술 선점을 놓고 글로벌 제약사 간 소송전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GSK는 취약한 mRNA를 인체 세포로 전달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주장하면서 지난 4월 화이자와 바이오엔텍이 이를 침해했다며 미국 델라웨어 연방법원에 고소했다.

    같은 달 델라웨어 연방법원은 LNP 기술 특허를 보유한 제네반트가 모더나를 상대로 제기한 LNP 특허 침해 소송에서 제네반트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