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30원대 고환율 지속… 원화 약세 압력 고환율 장기화 시 내수 침체 심화 우려감 커'트럼피즘' 위협 속 정상외교 공백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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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에도 원·달러 환율이 1440원 선을 위협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전부터 제기된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고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트럼피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는 살얼음판이다.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439원에 개장했다. 비상 계엄 사태 전까지 해도 1400원 안팎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1430원대 중후반대의 고환율을 이어가고 있다.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경제 전반을 흔들었던 정치적 불확실성은 다소 수그러 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나, 원화의 약세 압력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헌법재판소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최대 180일이 소요되는데다, 현 3인이 공석인 6인 체제인 헌법재판소를 9인 체제로 갖추는 과정에서 임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등 정치적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 탄핵 소추안 이후 상승하던 원화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전 반락했던 사례를 고려하면 원화는 재차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다만 2016~2017년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경기 우려가 확대됐지만 현재보다 한국의 경기 펀터멘털은 강했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주식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18일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12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거 빠져 나감면서 환율에도 상방 압력을 줬다.한국신용평가는 "주요 인사들에 대한 동시다발적 수사, 헌법재판소 결정의 가변성, 탄핵인용 시 이어질 대선국면과 순조로운 정권의 이양 여부 등 굵직한 정치현안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여전히 대립적이고 양극화돼 있는 국내 정치환경으로 많은 불협화음과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단기금융, 회사채 등 직∙간접 금융시장 어느 한 곳에라도 중대한 신용 이벤트가 발생한다면 하강국면에 있는 경제환경과 취약한 투자자 심리가 결합돼 자본시장의 중대한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환율이 장기화되면 물가를 부추겨 내수 침체가 심화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내수 동향의 척도로 불리는 소매판매액지수도 올 3분기까지 10분기 연속 줄어들었다. 이는 199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록이다. 이같은 상황 속 국내외 기곤들도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해 1%대 성장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트럼피즘'도 한국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고관세 정책 현실화는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도 압박할 기세다.더욱이 문제는 트럼프 2기 출범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미 신정부와 협상에 나서야 할 리더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코리아패싱은 현실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당선 후 첫 회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등 주요국 정상을 모두 언급하며 회담 가능성을 거론했지만 한국은 빠졌다. 특히 김 위원장과의 북-미 정상 외교 재개 가능성도 시사했는데 여기에 한국은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온다.정상외교 공백은 향후 수개월간 지속될 전망이다. 당초 내년 1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 한미정상회담을 신속히 진행한다는 입장이었다. 통상 미국 새 행정부 출범시 2~3개월 내로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됐지만 리더십 공백으로 상반기 중에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이다. 일각에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직접 정상외교에 나서는 방안도 거론되나, 앞서 박근해 전 대통력 탄핵 정국 시기 출범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죽은 권력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어 현 정부와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