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으로 가계대출 잡기 역부족… 취급 대출 축소 등 추진신한은행, 전세대출 제한 및 MCI·MCG 가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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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압박을 받는 가운데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 대출 문턱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금리 인상에도 부동산값 상승, 막차 수요 등이 맞물리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되기는커녕 가팔라지자 은행권에서는 전세자금 대출까지 손대기 시작했다. 은행이 전세 대출 조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대출 문턱은 앞으로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은행권, 금리 인상 이어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까지 돌입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단은 3.81%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를 올려도 가계대출이 진정되지 않자 은행권은 금리를 일제히 올리는데 이어 조건부 전세대출 제한에 돌입했다.

    우선 신한은행은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오는 26일부터 당분간 취급하지 않을 예정이다. 같은 날부터 플러스모기지론(MCI·MCG)도 중단한다. 

    MCI·MCG가 없으면 소액임차 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대출 한도 축소 효과가 기대된다. 상품 취급이 중단되면 대출 한도는 지역별로 2500~5500만원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은행도 다주택자 주담대를 중단한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주택 구입을 위한 주담대를 제한하기로 결정했다. 다른 은행으로부터 주담대를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는 타 은행 대환용 주담대 신규 취급도 제한 중이다.

    하나은행 또한 다주택자 주담대 모니터링 강화 등 추가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특정 은행에서 한도가 나오지 않게 되면 신청자들이 다른 은행으로 몰리게 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다른 은행들도 관련 대출 상품에 대한 중단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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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주담대 금리 또 인상… DSR 시행 전 막차 수요 예상

    시중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주문에 따라 주담대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5대 시중은행은 20차례 이상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한 달 사이 1%포인트 주담대 금리를 인상했다.

    5대 은행과 인터넷은행에 이어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올해 처음 주담대 금리를 0.45%포인트 올린다.

    여기에 내달 1일부터 시행되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앞두고 막판 대출 수요가 몰릴 수도 있어 가계부채 증가세가 잡힐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DSR 시행이 두 달가량 연기되며 가계부채 문제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은행들에 금리 인상을 압박해 서민들만 더 높은 이자를 감당하는 피해가 생겼다”고 지적했다.

    주담대 금리 인상 관련 최근 은행권의 이익만 늘어난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책임을 은행에 돌리는 모습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은행권은 왜 이런 비판들이 이어지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은행에서는 가계대출 수요가 줄어들지 않을 경우 주담대 거치기간까지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거치기간은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납부하는 기간을 말한다. 현재 주택을 구입하면 최대 1년까지 거치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