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무주택기준 '60㎡이하·1.6억→85㎡이하·5억' 확대 "순수 가점만 모아온 서민 무주택자…낙동강오리알 신세"1순위 청약경쟁 과열우려…"환금성 떨어져 청약 어려워"
-
정부가 전용 85㎡이하 5억원미만 신축빌라 소유자도 아파트 청약시 무주택으로 인정하기로 하면서 내집마련을 꿈꾸고 있는 서민층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번 8·8부동산대책으로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보다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단순히 무주택 기준을 완화하는 것 만으로는 시장과열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존재한다.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급대책에 담긴 비아파트 정상화방안이 1순위 청약경쟁을 과열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이는 빌라·도시형생활주택 등 비(非)아파트 소유자가 청약시 불이익을 보지 않도록 무주택기준을 대폭 완화한 까닭이다.기존엔 전용면적이 60㎡이하이면서 공시가격이 수도권 1억6000만원이하·지방 1억원이하인 경우에만 무주택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었다.하지만 앞으로는 85㎡이하, 수도권 5억원·지방 3억원이하 비아파트를 소유한 세대주(원)도 무주택으로 인정받게 된다.이를 통해 청약 진입장벽을 낮춰 비아파트가 '주거사다리'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하지만 서민 무주택자들은 이번 조치로 청약 진입장벽이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아파트 청약을 노리고 있다는 윤모씨(46)는 "지금도 서울과 수도권은 경쟁이 치열한데 앞으로 청약당첨이 더 힘들어질 것 같다"며 "이렇게 청약 혜택범위를 넓히면 순수하게 가점만 모아온 일반 무주택자들은 어쩌란 말인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
실제로 서울과 수도권 청약시장은 이미 '불장'이 지속되고 있다.부동산R114 통계를 보면 7월 기준 수도권 1순위청약 평균경쟁률은 95.75대 1에 달했다. 인터넷청약이 도입된 2007년이후 월간기준 두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이처럼 청약열기가 달아오른 것은 서울과 경기권에서 인기단지가 여러곳 분양했고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로또청약' 단지까지 가세한 까닭이다.인터넷 부동산커뮤니티 등에도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한 네티즌은 "앞으로 1순위청약 경쟁이 더 심해지는 것 아니냐"라며 "이번 대책외에도 특별공급이나 추첨제 물량이 너무 많아지면서 10년 넘게 기다려온 사람들은 '낙동강 오리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또다른 네티즌은 "5억원 빌라는 집이 아니고 같은가격 아파트는 집인가"라며 "이럴거면 가점제를 아예 폐지하라"고 말했다.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공시가격 1억6000만원이하 빌라까지 무주택 자격을 부여했을땐 대상자가 많지 않았고 시장체감도도 낮았다"며 "하지만 이번에 무주택 인정범위가 빌라 5억원으로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일반 무주택자들의 심리적저항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전문가들은 무주택 범위를 확대한다고 해서 청약경쟁률이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청약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이번 정책은 기존 무주택자격을 완화하는 선에 그쳐 영향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미 청약경쟁률이 높아질대로 높아진 상황인 만큼 1순위청약 대상자가 늘었다고 해서 엄청난 불이익이 생길지는 의문"이라며 "특히 빌라는 환금성이 떨어지는 만큼 기준이 완화됐다고 바로 신축청약을 넣기엔 자금마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