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둔화 가속… 無채용 기업 늘어수시채용이 대세… 일자리 미스매칭취업난 심각한데 기업은 생산직도 인력난
  • ▲ 일자리 박람회ⓒ뉴데일리DB
    ▲ 일자리 박람회ⓒ뉴데일리DB
    불황이 짙어지면서 하반기 대기업 채용시장도 어두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9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10곳 중 6곳(57.5%)은 올해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용계획 미수립 기업은 40.0%, 채용이 없는 기업은 17.5%였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하반기 채용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17.5%)은 0.9%p 증가했고, 채용계획 미정이라고 응답한 기업(40.0%)은 8.0%p 감소했으며, 채용계획을 수립한 기업(42.5%)은 7.1%p 늘었다.

    한경협은 "기업들이 수시채용을 확대하면서 대규모 인력을 정해진 기간에 뽑는 공개채용과 달리 채용시기‧규모 등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채용계획 수립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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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반기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42.5%) 중 전년 대비 채용 규모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기업은 64.8%, 줄이겠다는 기업은 17.6%, 늘리겠다는 기업은 17.6%로 나타났다.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로는 수익성 악화․경영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긴축경영(23.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고금리⋅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부진(20.6%), 필요한 직무능력을 갖춘 인재 확보 어려움(17.5%) 순으로 응답했다.

    신규채용을 늘리겠다고 응답한 기업들은 경기 상황에 관계없이 미래 인재 확보 차원(55.6%)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이어 회사가 속한 업종의 경기상황 호전(22.2%), 신산업 또는 새로운 직군의 인력수요 증가(11.1%)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 전망으로 수시채용 증가(21.9%)를 가장 많이 꼽았다. 경력직 채용 확대(20.5%), 기업문화 적합도(컬쳐핏)에 대한 고려 증가(15.5%), 중고신입 선호 현상 심화(14.6%),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신기술 분야 채용 확대(13.2%)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응답 기업 10곳 중 7곳(70.0%)은 대졸 신규채용에서 수시채용 방식을 활용하겠다고 답했다. 이 중 수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20.8%, 공개채용과 수시채용을 병행하겠다는 기업은 49.2%였다. 공개채용만 진행하는 기업은 30.0%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와 비교하면 수시채용 활용 기업 비중(70.0%)은 작년 하반기(55.9%) 보다 14.1%p 늘었다.

    기업들은 신규채용 관련 애로사항으로 '적합한 인재 확보 어려움'(3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직군으로는 연구‧개발직(28.8%)과 전문‧기술직(27.1%)이 많았지만, 생산‧현장직(20%)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들의 보수적인 채용이 예상된다"며 "신규채용 확대를 위해서는 이사의 충실의무 확대 등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입법 논의를 지양하고, 각종 지배구조‧진입규제를 완화함으로써 신산업 발굴과 기업투자‧고용 확대를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