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 이석준 회장 교체 가닥… 차기 회장 강심(姜心)에 달려탄핵 정국에 느슨해진 관치, 금융권 윤 대통령 라인 물갈이 예고
  • ▲ 이석준(우) 농협금융 회장ⓒ연합뉴스
    ▲ 이석준(우) 농협금융 회장ⓒ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 시절 ‘1호 영입 인사’였던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날 전망이다. 

    이석준 회장은 당초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으나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퇴진 수순을 밟으면서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 회장 역시 자리 보전이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에 차기 농협금융 회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이석준 회장의 임기는 이달 말 끝난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석준 회장이 최근 연임에 도전할 의사가 없음을 비공식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석준 회장은 임명 당시부터 윤 대통령 대선캠프 1호 영입인사로 분류돼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농협금융 회장직은 농협은행장 출신인 전임 손병환 회장을 제외하곤 2012년 신경분리(경제부문과 신용부문 분리) 이후 줄줄이 관료출신들이 독식해왔다. 대표적으로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농협금융 회장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된 이 회장은 그동안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에 맞설 정도로 기세가 당당했다. 

    실제로 강 회장과 이 회장은 지난 3월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를 내정할 당시 갈등을 빚었다. 농협금융 지분 100%를 보유한 농협중앙회가 강 회장의 측근인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NH투자증권 차기 대표로 추천했으나 농협금융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독립성'을 주장하며 정면충돌했다. 

    결국 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 경영 전반에 대한 검사를 단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내부출신인 윤병운 부사장이 증권사 수장에 올랐다. 

    관 출신으로 농협 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이 회장의 연임이 불투명해진 건 윤 정권이 탄핵 정국에 들어서며 관치의 힘이 빠진 영향이 크다. 이로 인해 강 회장의 인사권 행사의지가 표면화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농협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윤 대통령 탄핵 국면 속 인사개입 관치(官治) 논란이 실종되면서 이 회장의 연임은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면서 “지주 회장 자리는 강 회장 라인이 낙점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강 회장이 ‘내 식구’ 챙기기에 나서며 자신의 선거를 도운 측근을 농협금융 회장직에 추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농협 관계자는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과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에 오른 인물 등 강 회장 측근 내부출신 인사들이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