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韓·日 수출액 격차 35억달러 불과… 역대 최저수출 목표 7000억달러 순항 … 8월까지 4504억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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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역대 최대 수출 목표를 향해 순항하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 한일 간 수출액 격차가 역대 최소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한국의 수출액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앞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의 수출액은 3348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70억달러)과 비교해 9% 증가했다.
한국의 수출 증가세는 세계 주요 수출국 사이에서도 독보적이다. 10대 수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5.2%로 2위, 이어 멕시코(2.6%) 미국(2.3%) 캐나다(0.2%) 순이다.
반면 같은 기간 일본의 수출액은 전년보다 3.6% 감소한 338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기조가 연말까지 유지되면 지난해 수출액 7173억달러를 기록했던 일본은 올해 약 6915억 달러 정도에 그치게 된다
한국은 역사상 단 한 번도 수출에서 일본을 앞선 적이 없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자동차·전자·조선 등 주력 산업을 기반으로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며 수출 규모가 1990년대 4000억달러대로 커진 데 이어 2000년대 7000억달러, 2010년대 8000억달러 규모로 꾸준히 성장했다.
그러나 일본의 수출은 2011년 8236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우하향하는 추세다. 주력인 자동차·조선·중간재 등 산업이 중국과 한국 등의 도전으로 고전하면서 최근 수출이 2021년 7560억달러, 2022년 7358억달러, 지난해 7173억달러 등으로 꺾이고 있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와 전자기기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무려 50% 급증했다.인공지능(AI) 관련 전방산업 수요가 늘며 서버·기업용 메모리 수출이 급증한데다, 메모리 고정가격도 두 자릿수 상승세를 유지했다.
여기에 전기차·하이브리드차의 인기로 인한 자동차 판매 확대로 수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한국 수출은 2021년 6444억달러에서 2022년 6836억달러로 늘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한 뒤 지난해 6322억달러로 다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는 상반기까지 격차가 35억달러에 불과해 일본의 수출 정체 추세에 한국의 수출 상승세가 더해지면 연간 수출액의 한일 간 역전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김우종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수출 주력인 자동차 분야에서 최근 부품 인증 신뢰도 이슈가 제기되는 등 전반적으로 수출 회복이 더딘 상태"라며 "반면, 한국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 분야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올해 수출액 역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편 상반기 수출이 좋은 흐름을 보인 가운데 하반기 수출도 성장세를 이어가 올해 수출이 7000억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월까지 연간 목표치인 7000억달러의 64.3%(4504억달러)를 이뤄냈다. 통상 하반기에 수출 실적이 더 좋아지는 사실을 고려할 때, 목표를 채울 여력도 충분하다는 시각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수출 확대를 위해 연말까지 모든 가용한 자원을 집중해 민관 원팀으로 수출 총력전을 펼쳐 나갈 것"이라면서 "반도체 1350억달러, 자동차・부품 1000억달러, 석유제품・화학 1030억달러 등 핵심품목별 목표를 달성을 위해 금융・마케팅 등 정책수단을 총 동원하는 한편, 추가 수출 확대를 위해서 향후 방산・원전・플랜트 등 수주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