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11번가 인수합병 협상 결렬 사실상 무산 11번가 모기업인 SK스퀘어 재매각 추진… 난항 예상 11번가, 광명으로 사옥 이전… 비용절감 목적
  • ▲ G마켓 SK텔레콤 구독서비스 'T우주' 합류ⓒG마켓
    ▲ G마켓 SK텔레콤 구독서비스 'T우주' 합류ⓒG마켓
    SK스퀘어가 이커머스 업황 악화로 부진의 늪에 빠진 11번가의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한 지붕인 SK텔레콤이 G마켓과 손을 잡고 구독서비스를 확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에서 매각 추진 중인 11번가 경쟁사인 G마켓을 택하면서 11번가와 거리를 두려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G마켓은 이날 SK텔레콤의 구독 서비스 'T 우주'에 쇼핑 특화 상품인 'T우주패스 쇼핑 G마켓'을 출시했다.

    ‘T 우주’는 SK텔레콤의 대표 구독 서비스 중 하나다. T 우주패스 쇼핑 G마켓은 신세계의 온오프라인 통합멤버십 서비스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과 G마켓의 쇼핑 혜택을 결합한 상품이다.

    우선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특전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대표적으로 ▲G마켓·옥션(최대 15% 할인쿠폰 4종, 5% 쿠폰 무한정 제공, 스마일배송 무료배송 등) ▲이마트(5% 할인 혜택) ▲SSG닷컴(최대 7% 할인쿠폰) ▲신세계백화점(패션·잡화 최대 5% 세일리지) ▲스타벅스(별 추가적립) ▲신세계면세점(월 최대 3만원 즉시할인) 등이 있다.

    여기에 구글원 멤버십 100GB(기가바이트)를 기본 제공하고, 70여개 부가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11번가 입장에선 SK텔레콤과 G마켓과 제휴가 뼈아플 수 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G마켓은 쿠팡과 함께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시장 1, 2위 업체다.

    다만 11번가와 SK텔레콤은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과 제휴 서비스는 축소 없이 그대로 진행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필요한 협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G마켓과 제휴는 서비스 확대 차원으로 지속적으로 제휴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11번가는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부터 매물시장에 나왔지만 해를 넘긴 최근까지도 매각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앞서 지난 6월부터 신선식품 이커머스 오아시스가 11번가 인수를 추진했지만 지난달 이견 끝에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11번가의 모기업인 SK스퀘어와 투자자 등은 11번가의 재매각을 추진 중이다.

    11번가가 SK플래닛에서 2018년 9월 별도 법인으로 분사하면서 논의된 투자자와 계약 조건인 5년 내 상장 조항이 이행되지 않았고, SK스퀘어가 지난해 말 11번가에 콜옵션(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하면서 매각 이슈가 본격적으로 떠올랐다.

    11번가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매각 난항이 예상된다. 2020년 9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3년 1258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11번가는 본격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오는 9일엔 광명 유플래닛 타워로 본사 사옥을 이전한다. 2017년부터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스퀘어 5개 층을 사용해 온 11번가는 계약 종료를 기점으로 임대료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해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아울러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주력 사업인 오픈마켓 사업에도 하반기 집중한다. 특히 올해 1분기 새로 시작한 패션 버티컬, Ai홈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반기 실적을 끌어올리겠단 전략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수익성 강화를 위한 11번가의 치열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고객과 셀러를 최우선으로 근원적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나가 실적 턴어라운드를 반드시 이끌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