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301조 조사 착수, 韓 과잉생산 압박 대미 의존 높은 강관·표면처리강판 정조준중국산 저가재·내수 부진 겹친 철강업계, 수익성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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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야적장에 철강제품이 쌓여있는 모습.ⓒ뉴시스
미국 철강업계가 한국의 유휴 철강 생산능력을 직접 지목하며 통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산 저가재 유입과 기존 관세 부담으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던 국내 강관·판재류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5~8일 워싱턴DC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서 무역법 301조 조사 청문회를 열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16개 경제권의 제조업 과잉생산과 수출 확대가 미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는 절차다.청문회에서 한국 철강은 직접 압박 대상에 올랐다. 브랜던 패리스 미국 철강제조협회(SMA) 부회장은 중국뿐 아니라 EU와 한국, 대만 등도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에 기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U의 유휴 철강 생산능력을 8500만톤, 한국을 약 1800만톤, 대만을 1020만톤으로 지목했다.한국철강협회 기준 지난 1~2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68만톤, 5억4549만달러를 기록했다.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64.6%, 금액은 20.3% 늘었다. 미국철강협회(AISI)는 올 1분기 미국의 철강 수입 허가 신청 물량은 총 전년 동기 대비 34.7% 줄었지만 한국산은 15% 늘어 1분기 미국의 최대 철강 수입 대상국이 됐다고 분석했다.미국의 압박이 범용 열연에 그치지 않고 고부가 품목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이 수입에 기대는 한국산 철강 품목에는 강관, 표면처리강판, 석도강판, 특수강이 있다. 특히 미국의 내수 대비 수입의존도는 강관이 60%대 후반, 석도강판이 50%대 중반으로 높다.미국 에너지 기업의 시추·송유관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강관은 이미 반덤핑·상계관세 부담이 누적된 품목이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에 대해 반덤핑·상계관세 행정심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산 라인파이프와 기타 강관류 역시 미국 통상 규제의 주요 대상에 반복적으로 올랐다.도금·냉연 등 판재류도 부담이 크다. 미국 상무부는 한국산 냉연강판에 대해서도 반덤핑·상계관세 심사를 진행해왔다. 올해 3월에는 현대제철과 포스코의 한국산 냉연강판에 상계가능 보조금이 제공됐다는 예비판정을 냈다. 한국산 부식방지강판, 즉 도금강판 계열 제품도 2016년부터 반덤핑·상계관세 명령 대상에 올라 있다.업계에서는 미국향 물량이 줄어도 다른 시장으로 돌리기 쉽지 않다고 본다. 강관은 미국 에너지 기업의 규격과 인증, 장기 거래 구조에 맞춰 공급된다. 도금·냉연도 자동차, 가전, 건자재 등 고객사별 품질 인증이 필요하다. 물량을 돌리더라도 단가 조정이 불가피해 판가 하락과 수익성 훼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현지 철강업계가 저가 수출로 받아들여 반덤핑 제소에 나설수도 있다.자동차강판은 현대제철의 미국 루이지애나 전기로 투자처럼 현지화 카드가 있다. 그러나 세아제강, 휴스틸, 넥스틸 등 강관업체는 미국 내 생산·가공 기반이 제한적이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씨엠, KG스틸 등 판재류 업체도 단기간에 미국 현지 생산으로 통상 부담을 흡수하기 쉽지 않다.USTR 조사가 끝나면 미국이 관세 등 대응 조치를 결정할 수 있어 철강업계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산 저가재 유입과 내수 부진으로 철강업 전반의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발 통상 압박까지 겹치면 수익성 방어에 기여하던 품목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