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농협은행, 1분기 가계대출 1조원대 감소당국 총량 규제 선제 대응 … 은행권 연초부터 ‘대출 잠그기’인터넷은행도 보수 영업 전환, 토스뱅크 목표치 6.7% 집행 불과“총량 관리 부작용 현실화” … 중·저신용자 금융 사다리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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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를 잡겠다며 시작한 총량 규제가 은행권 대출 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5대 은행 가계대출이 1분기 모두 역성장한 가운데, 은행들은 위험 부담이 큰 중·저신용자 대출부터 줄이기 시작했다. 대출 억제 정책이 되레 취약차주만 금융시장 밖으로 밀어내는 역설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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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1조 6143억원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올해 연간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를 9092억원으로 설정했지만 실제로는 목표치 대비 178% 수준의 감소 흐름을 나타냈다.신한은행도 연간 목표치 8500억원과 달리 1분기 가계대출이 1조 5896억원 줄었다. 하나은행 역시 1조 5402억원 감소했고 NH농협은행은 1조 3551억원 줄어 목표치(8700억원)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우리은행도 3447억원 감소했다.사실상 5대 은행 전체가 연초부터 ‘대출 다이어트’에 들어간 셈이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 압박이 은행권 영업 전략 자체를 바꿔놨다는 분석이 나온다.금융당국은 올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지난해보다 낮은 1.5% 수준으로 설정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별도 관리 목표까지 부여하며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은행들이 연초부터 대출을 보수적으로 집행하며 연간 총량 여력을 미리 확보해두는 전략에 나섰다는 것이다.부동산 거래 둔화 영향도 겹쳤다. 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정부 규제 강화와 거래 감소 여파로 빠르게 위축되면서 전체 대출 증가세가 꺾였다.인터넷은행들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케이뱅크는 연간 목표치 6673억원과 달리 1분기 가계대출이 2237억원 감소했으며, 토스뱅크는 목표치 5502억원 가운데 370억원만 집행해 달성률이 6.7%에 그쳤다.상황이 이렇자 총량 규제 국면에서 취약차주들이 가장 먼저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치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식이기 때문이다.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제한적이다.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0%' 페널티를 받은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농협·신협 등 상호금융권까지 비조합원 대출 제한에 나서면서 사실상 금융권 전체가 동시에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이인영 의원은 "은행권이 총량 목표에만 매달려 문턱을 일괄적으로 높인다면 부담은 결국 중·저신용자와 생계형 차주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비금융 정보와 대안 신용평가를 적극 활용해 금융 사다리에서 밀려나는 계층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