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의 유럽 거점 폴란드, 내년 국방예산 65조원최근 폴란드 MSPO서 현지 업체와 다수 MOU 체결폴란드와의 협력 확대 기반으로 유럽 공략 본격화
  • ▲ 폴란드 MSPO에 참가한 한화 부스 전경. ⓒ한화시스템
    ▲ 폴란드 MSPO에 참가한 한화 부스 전경. ⓒ한화시스템
    방산업계가 폴란드를 거점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폴란드가 국방력 강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폴란드와의 협력 및 수출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것.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방산 4사의 영업이익은 총 7920억원으로 집계됐다. 각 사 주력 무기의 해외 수주 성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특히 2분기는 폴란드에서의 실적이 두드러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에 K9 6문과 천무 18대를 공급한 것을 바탕으로 2분기 해외 매출(761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5배 넘게 증가했다. 현대로템도 폴란드행 K-2 전차 인도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역대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방산업계의 상반기 실적이 증명하듯, 폴란드는 K-방산의 유럽 진출 거점으로 꼽힌다. 지정학적으로 러시아의 위협에 노출된 만큼 국방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서다. 지난달에는 내년 국방 예산을 금액 기준 역대 최대 수준인 1870억 즈워티(약 65조원)로 책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 방산기업의 시선도 폴란드에 쏠리는 모습이다. 최근 한화그룹 방산 3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화시스템)와 KAI, 현대로템은 폴란드 '국제방위산업전시회(MSPO)'에 참가해 육·해·공에 걸쳐 각사의 주력 무기 등을 소개, 글로벌 방위 사업 경쟁에 뛰어들었다.

    MSPO에서 보여준 K-방산의 경쟁력은 폴란드 현지 업체들과의 양해각서(MOU) 체결로 이어졌다.

    한화 방산 3사는 폴란드 최대 민간 방산업체인 WB그룹과 복수의 MOU를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현지시각) MSPO에서 '천무 다연장로켓의 유도탄 현지 생산을 위한 MOU'를 체결, WB그룹과 현지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같은 날 한화시스템은 '폴란드 및 유럽 내 우주사업 개발을 위한 중장기적 사업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유럽 내 마케팅, SAR위성 사업 개발 등을 함께한다.

    한화오션도 '잠수함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맺고 폴란드 정부가 추진하는 오르카(ORKA) 잠수함 건조 사업 수주 경쟁에 함께 나서게 됐다. 아울러 현대로템은 폴란드 국영 방산기업 PGZ 산하 오브룸(Obrum)과 '폴란드 군 교량전차 공동개발 MOU'를 체결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SPO에서 다수의 MOU가 체결되면서, 폴란드와 추가적인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히 형성되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들 기업은 폴란드와의 협력 강화를 바탕으로 유럽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세 자릿수 대의 대규모 인력 채용을 실시하는 등 수출 성장세를 이어갈 핵심 인재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당장 하반기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간 계획으로 집행되는 국방비 특성상 연말에 수주 물량 인도와 신규 계약이 몰린다"며 "전통적으로 방산업체의 실적 성수기는 4분기"라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하반기 폴란드에 K-2 전차 38대를 인도할 예정이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하반기 폴란드 인도 물량이 상반기 대비 견조하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KAI 또한 폴란드 등에 수출하는 FA-50이 하반기 매출에 반영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