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건설 주택·건축 매출비중 60%→61.5%롯데건설 상승폭 최대…주택 늘고 해외 줄고시장회복세 꺾여 부담↑…공사비 리스크 지속저수익구조 여전…10대사 영업이익률 2.7%
  •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대형건설사들의 주택사업 의존도가 다시 높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과 분양시장 회복을 틈타 '캐시카우' 역할을 해줄 주택사업 비중을 다시 높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 대출규제 여파로 집값상승세가 한풀 꺾인데다 공사비까지 치솟아 높은 주택의존이 수익성 악화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건설사별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건설사 상반기 평균 주택·건축부문 매출비중은 61.5%로 전년동기 60.0% 대비 1.5%p 상승했다.

    이는 건축·주택부문 실적을 따로 공시하지 않는 삼성물산을 제외한 9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낸 통계다.

    주택·건축부문 매출비중은 상반기 기준 2022년 62.2%에서 지난해 2.2%p 하락했다가 올상반기 다시 상승전환했다.

    9개사 가운데 전년동기대비 주택·건축 매출비중이 늘어난 곳은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로 이중 롯데건설 상승폭이 가장 컸다.

    상반기 롯데건설의 주택·건축부문 매출비중은 68.7%로 전년동기 60.4%대비 8.3%p 늘었다.

    같은기간 매출액도 1조8518억원에서 2조7485억원으로 48.4%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주택매출이 1조5074억원에서 2조2160억원으로 47.0%, 건축매출이 3444억원에서 5325억원으로 54.6% 확대됐다.

    여기에 해외매출이 줄면서 주택 등 타부문 매출비중 증가로 이어졌다.

    해외부문 매출은 5729억원에서 3130억원으로 1년새 45.4% 감소했다. 전체 매출 가운데 해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18.7%에서 7.8%로 급감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롯데건설과 같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해외 생산공장 등 건축관련 비중이 높아 국내 주택사업 의존도가 높아졌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

    실제로 주택·건축부문 매출중 국내비중은 37.8%에서 32.8%에서 줄어든 반면 해외비중은 19.6%에서 32.9% 늘었다.
  • ▲ 연도별 주택·건축 매출비중. ⓒ뉴데일리
    ▲ 연도별 주택·건축 매출비중. ⓒ뉴데일리
    포스코이앤씨는 건축부문(주택 포함) 매출비중이 54.2%로 전체 평균보다 낮았지만 상승폭이 6.3%p로 두번째로 높았다.

    주택관련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플랜트 비중은 줄며 주택매출 상승폭이 확대됐다.

    이회사 상반기 건축부문 매출은 2조7320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3737억원대비 15.1% 증가했다.

    반면 플랜트부문 매출은 1조7507억원에서 1조6204억원으로 줄었다. 해당부문 매출비중도 35.3%에서 32.1%로 3.2%p 축소됐다.

    증감여부와 관계없이 주택·건축 매출비중이 가장 큰 건설사는 GS건설이다.

    상반기 기준 GS건설 주택·건축 매출비중은 77.2%로 전체평균인 61.5%를 훨씬 웃돌았다.

    다만 해당부문 매출액이 5조4514억원에서 4조9193억원으로 줄며 매출비중은 0.6%p 감소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올해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수주가 늘고 있어 추후 주택관련 매출비중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건설사 입장에선 현금창출력이 좋은 주택사업 규모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주택원가율 상승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택비중을 마냥 줄일 순 없다"며 "시장이 회복됐을때 실적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주택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주택에 치중된 사업구조는 시장경기나 자잿값 인상 등 외부요인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부동산시장 회복세가 주춤해진 가운데 공사비 리스크도 해소 기미가 보이지 않아 수익성 하락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다.

    실제로 상반기 10대건설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2.76%로 전년동기대비 0.02% 줄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률이 개선된 곳은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두곳뿐이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수도권만 보면 올해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증가해 내년에도 상황이 좋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이것이 실현되기엔 부동산정책, 금융규제 등 수많은 변수가 있다"며 "주택 업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만 형성됐을 뿐 주택착공도 지난 4월을 제외하면 부진하고 미분양도 증가하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