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매출 77억달러… 주가 14% 급등4분기도 기록적 매출 예고 … 내년 신기록 전망모건 등 '메모리 겨울설'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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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크론
    메모리 반도체업황 바로미터로 불리는 미국 마이크론이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일각에서 불거졌던 '반도체 겨울론'이 힘을 잃게 됐다. 다음달 말 3분기 실적발표에 나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기대 이상의 실적과 함께 내년 메모리 호황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25일(현지시간) 2024 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발표를 통해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한 77억 5000만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마이크론의 2024 회계연도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2% 증가한 251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번 마이크론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실적발표에 앞서 미국 증권가에선 마이크론 지난 분기 예상 매출액을 하향 조정하며 기대감을 낮춘 바 있는데 이 같은 우려가 완전히 빗나갔다는 평이 나온다. 증권가의 4분기 예상 매출액은 76억 60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마이크론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서 제기됐던 '반도체 겨울설'을 일축시키며 내년에도 호실적을 예고했다. 2025 회계연도 1분기(2024년 9~11월) 매출 예상액으로 85억~89억 달러를 제시하면서 시장 예상치인 83억 달러를 넘어서는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당순이익도 지난 분기(1.18달러)를 넘어설 뿐만 아니라 시장 예상치인 1.52달러를 웃도는 1.68~1.82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봤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에서 "강력한 AI 수요가 서버용 D램과 HBM의 성장을 견인했다"며 "낸드에서도 서버용 eSSD 매출이 10억 달러를 처음 돌파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2025 회계연도에도 기록적 매출을 예상한다"면서 시장 일각에서 나온 메모리 업황 고점 논란을 반박하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최근 모건스탠리와 BNP파리바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올 4분기 고점을 찍고 하향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업계가 술렁였다. 내년엔 D램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HBM 시장도 공급과잉 문제를 마주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다운 사이클을 맞을 것이라는게 골자다.

    이런 전망 탓에 이번 마이크론의 실적발표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메모리 3사 중에서 마이크론이 가장 처음으로 실적발표에 나서 기존에도 마이크론 실적발표가 업계와 시장의 관심을 많이 받았던게 사실이지만 이번엔 다소 근거가 빈약한 반도체 겨울설이 제기되면서 실제 제조사 입장의 전망이 필요했던 상황이다.

    마이크론은 무엇보다 내년 메모리업계의 수급 균형이 건전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데 힘을 실었다. 올해 D램과 낸드 웨이퍼 용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2022년보다 낮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수준을 언급하면서 시장에서 우려하는 공급과잉 논란을 일축했다. 앞서 금융투자업계에선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중국 후발업체들의 공격적인 생산능력(CAPA)확장으로 공급이 늘어나면서 이미 D램 가격 하락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더불어 AI(인공지능)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이크론은 실적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가 대거 지어지면서 여기에 필요한 메모리 수요가 증가했다"며 "AI를 탑재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메모리를 경쟁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HBM 분야에 대해서도 긍정론을 이어갔다.

    시장에서 제기된 HBM 공급 과잉설에 대한 질문에 메흐로트라 CEO는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 자사 HBM 생산물량이 모두 완판됐다"고 밝히면서 "AI 산업 발전에 대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여전히 강력하며 공급이 이를 따르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질 것"이란 답변을 내놔 주목받았다.

    마이크론의 이번 호실적으로 실적발표를 앞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안도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추가적으로 업황 긍정론에 힘을 실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앞서 반도체 겨울설을 제기했던 IB들이 마이크론에 대해선 투자 중립 의견을 내놓은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선 '비중 축소'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다음달 말로 예정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3분기 실적발표에선 4분기 시장 분위기와 내년 메모리 시장 수요와 공급 전망을 보다 상세하게 밝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시장 투톱으로 영향력이 큰 두 회사가 보는 내년 메모리 시장 전망이 마이크론보다 더 긍정적일 가능성도 높지만 반대로 보수적인 전망을 앞세울 가능성도 있어 또 한번 시장과 업계의 큰 관심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