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희 퍼블리시스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 CCO)는 26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칸 라이언즈 서울 2024'에서 헬스&웰니스 부문의 수상작 동향을 설명했다.
올해 헬스&웰니스 부문 예선 심사를 담당했던 양 CCO는 헬스&웰니스 부문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작품들이 높이 평가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올해 헬스&웰니스 부문 수상작의 특징을 인간 중심, 유머, 목적 지향(purpose), 이펙티브니스(effectiveness), 기술의 5가지 키워드로 요약해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첫째, 인간 중심 캠페인 사례로 영국 NHS 혈액 및 장기이식(Blood and Transplant)의 '웨이팅투라이브(waiting to live)'를 들었다.
양 CCO는 "수작업으로 만든 인형을 이용한 어린이 장기 이식 캠페인이다. AI가 할 수 없는, 크래프트(Craft)와 인간미가 돋보인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둘째, 유머 광고로는 '마지막 구토 봉투(The last barf bag)'를 소개하며 "유머의 반경은 생각보다 매우 넓다. 엉뚱하고 기이하고 당황스러운 것도 유머"라고 양 CCO는 말했다.
이어 기이한 유머 광고로 붐을 일으키고 있는 대행사 리퀴드데스(Liquid Death)의 대표 마이크 세자리오(Mike Cessario)의 말을 인용해 "마케터들은 말이 되는 것에 너무 집착한다. 그렇지만 당황스럽게 하는 것도 큰 가치가 있다.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면 멈추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셋째, 목적 지향(purpose) 사례로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깬 '어숨댓아이캔(Assume that I can)' 캠페인을 소개했다. 양 CCO는 "쿠어다운(Coordown)같은 NGO에서 나이키, 애플 같은 느낌으로 광고를 만들었다는 점이 스마트했다"고 평가했다.
양 CCO는 "사실 처음 이 광고를 봤을 때, 깔려 있는 B급 정서를 이해하거나 공감하지 못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조회수가 90억에 달했다"고 하며 문화적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문화적 맥락과 기술이 잘 접목된 사례로서, 사우디 에어라인의 '프로텍타스비(ProtecTasbih)' 캠페인에 대해 설명했다. 이 캠페인은 손 소독 기능을 가진 염주를 제작해 승객들에게 제공한 프로젝트이다. 염주라는 종교 기물 특성상 알코올을 사용할 수 없어 티트리 오일로 고체 구슬을 만들어 만질 때 손이 소독될 수 있게 했다.
양 CCO는 "구글도 아마존도 아닌, 사우디 에어라인에서 이러한 캠페인을 한 것이 놀랍다. 항공사는 그냥 탑승객을 이동하게 해 주면 된다. 그런데 사우디 에어라인은 고객의 문화적 맥락을 깊이 이해했기에 이런 서비스를 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양 CCO는 헬스&웰니스 부문 수상작 동향을 설명하기에 앞서, 퍼블리시스에서 사용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스케일(Creative Scale)을 소개하기도 했다. 크리에이티브 스케일은 크리에이티브를 평가하는 척도로 10가지 등급으로 나뉘어져 있다.
양 CCO는 "7, 8 등급 이상을 받은 작품의 경우 대부분이 국제 광고에서 수상하는데 9, 10등급은 거의 보기 힘들다"고 했다. 7등급은 '인스파이어링(Inspiring)', 8등급은 '컨테이저스(contagious)', 9등급은 '컬처널 페노메넌(cultural Phenomenon)', 10등급은 '레전더리(Legenday)'로 불린다고 한다.
칸 라이언즈는 지난 1954년부터 매년 6월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다. 올해 29회째를 맞는 '칸 라이언즈 서울 2024' 행사는 칸 라이언즈의 인사이트를 만나볼 수 있는 '라이언즈 인사이트(Lions Insight)'와 지속가능성·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휴머니티(Humanity), AI·테크·이노베이션, 유머·컬래버레이션 등 4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27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