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도스 '하이리모즈' 15%·삼성바이오에피스 '하드리마' 3%美 3대 PBM, 급여의약품 목록에 휴미라 제외도널드 트럼프·카멀라 해리스 美 대선 후보 약가인하 정책 예고
  • ▲ 휴미라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및 가격. ⓒ 삼성바이오에피스 보고서
    ▲ 휴미라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점유율 및 가격. ⓒ 삼성바이오에피스 보고서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 아달리무맙)' 아성이 저렴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무너지고 있다. 휴미라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121억6000만달러(16조4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다음달 5일 열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중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더라도 강도 높은 의약품 약가 정책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영향력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14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발표한 보고서 '바이오시밀러 시장 역학(Biosimilar Market Dynamics)'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휴미라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약 78%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암젠의 '암제비타'가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중 가장 먼저 출시된 이후 휴미라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90%대를 줄곧 유지하다 지난 5월 처음으로 80%대로 떨어진 이후 3개월만에 80%대 이하로 내려온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의 집계를 살펴보면 산도스의 바이오시밀러 '하이리모즈'의 점유율이 15%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가 3%, 암제비타가 1%,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 등을 포함한 기타 제품이 2%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산도스는 다양한 가격의 하이리모즈 제품을 선보이며 미국 내 아달리무맙 성분 치료제 시장에서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미국내 1위 PBM(처방약급여관리업체)인 CVS케어와 손잡고 선보인 자체상표(Private Label)의 하이리모즈 시장점유율이 11%에 이른다.

    미국 사보험 시장의 21%가량을 차지하는 CVS케어를 등에 업은 데다 자체상표 바이오시밀러 제조 및 유통을 위해 CVS케어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코다비스를 통해 내놓은 하이리모즈 가격은 휴미라 가격 3461달러보다 81.2% 저렴하다.

    이밖에 휴미라보다 5% 저렴한 고가(3288달러)의 하이리모즈와 81% 저렴한 저가(658달러)의 하이리모즈 제품도 출시했는데 이들 제품의 시장점유율은 4% 수준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는 휴미라보다 85% 저렴한 519달러에 판매되며 시장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하드리마는 미국 최대 민간 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 처방집에 등재돼 있지만 지난 2월 미국 보훈부(VA) 입찰을 통해 아달리무맙 성분 치료제 중 유일하게 5년간 보훈부 산하 병원에 공급되는 계약을 체결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마련됐다.

    지난 1월 CVS케어가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우선약물 목록(급여의약품 목록)에서 휴미라를 제외한 이후 휴미라를 대신할 아달리무맙 성분 치료제로 하드리마가 꼽힌 것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하드리마 파트너인 오가논의 케빈 알리 CEO는 "이번 협업을 통해 900만명 이상의 보훈부 의료시스템가입자를 지원하게 돼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업계와 공공부문이 협력하는 좋은 사례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처방이 늘어날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향후 바이오시밀러의 시장점유율 확대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3대 PBM인 CVS케어와 옵텀, 익스프레스스크립트(ESI) 모두 급여의약품 목록에서 휴미라를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CVS케어는 이미 지난 4월부터 제외했으며 옵텀과 ESI는 내년 1월1일부터 휴미라 대신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처방집에 올릴 예정이다.

    여기에 오는 11월 미국 대선이 끝나면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정책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민주당 후보는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IRA법을 기반으로 많은 비용을 지출 중인 처방의약품 10종을 선정해 2026년부터 약가의 최대 79%를 인하하기로 확정했다.

    트럼프 공화당 후보도 대통령 재임 당시 '미국 환자 우선' 계획을 내놓고 '약가 인하를 위한 미국 우선'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당시 행정명령에는 미국 공보험인 메디케어의 약가가 최혜국의 약가보다 낮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편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내 의약품 구입비용을 크게 줄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미국 의약품 접근성협회(AAM)에 따르면 2023년에만 바이오시밀러 처방으로 인한 의약품 구입비용 절감액은 120억달러(16조2100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