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통사들, 한국시장에 심각한 우려… 현황 보고 중재택근무 전환하거나 한국 출장 복귀하는 사례도‘계엄 사태’에 대한 우려 높아… 불안 커진 한국시장
  • ▲ 비상 계엄령. ⓒ뉴데일리DB
    ▲ 비상 계엄령. ⓒ뉴데일리DB
    "글로벌 본사에서 현 계엄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어서 현황 및 전망 보고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식품 업계 임원의 말이다. 

    국내 법인을 둔 글로벌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남미, 아프리카 등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계엄령이 한국에서 선포됐다 해제되면서 상정하지 못한 ‘코리아 리스크’가 발생했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밤에 이뤄진 6시간의 비상계엄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그나마 국내 정치에 대한 이해가 높은 곳은 상황이 나은 편이다. 글로벌 본사를 둔 법인에서는 이를 어떻게 이해시키고 설명해야할지, 어떤 대응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중국계 유통업체에는 지난 4일 재택근무라는 본사 지침이 전달됐다. 그날 새벽 4시께 비상계엄이 해제됐지만 한국 시장 내 상황을 예사롭지 않게 본 것. 현재는 정상 근무 중이지만 한국 상황을 예의 주시 중이다. 

    글로벌 담배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번 계엄사태 즉시 대해 본사에 현황 보고가 진행됐다고 한다. 보고와 별개로 개인적으로 국내 임직원들의 안부를 묻는 질문도 상당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본사에서 한국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국내 출장 중인 본사 직원을 귀국시키거나 재택근무를 권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대체로 이번 한국의 비상계엄을 극심한 정치·사회 불안으로 해석하는 중이다. 외국인 투자가 줄어드는 것은 지난 4일부터 시작된 국내 증시의 하락으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4일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을 내준 이후 이날 2450선을 찍고 소폭 회복한 상황. 환율도 계엄 사태 이후 이틀 연속 상승한 1414원을 기록 중이다. 이번 계엄 사태가 한국에 대한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리라는 전망이 주효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소비 심리에 민감한 유통업계 특성상 글로벌 기업에서 계엄 등의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은 국내 기업보다 더 높다”며 “정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또 다른 리스크에 노출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소비침체를 겪는 한국 시장에서 그야말로 악재가 된 셈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도 보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발의됐지만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면서 한국 사회가 극심한 갈등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계엄령 선포, 해제, 탄핵정국 돌입이라는 초유의 정치적 돌발 변수가 출현했다는 점은 시장참여자들에게 한국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주입할 수 있다”며 “탄핵 정국으로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