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일본법인 올해 매출 전년비 약 20% 성장, 신라면 23% 성장 정서 마케팅으로 젊은층 사로잡아… 팝업, 신제품 등으로 경쟁력 강화"2026년까지 매출 200억엔 달성이 목표"
  • ▲ 10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 팝업스토어' 메인 포토존에서 정영일 농심재팬 마케팅 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최신혜 기자
    ▲ 10일 일본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 팝업스토어' 메인 포토존에서 정영일 농심재팬 마케팅 부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최신혜 기자
    일본에서의 한류가 진화하고 있다. 그간 일본은 K-컬처 콘텐츠를 한국을 이해해가는 문화수용 수준으로만 받아들여왔지만, 이제는 한류를 일본 사회 속의 하나의 문화로 인식하는 문화융합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불과 한 해 앞둔 현재,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K-컬처는 어떤 모습으로 일본 국민들의 삶에 스며들었을까. 이에 뉴데일리는 일본의 수도이자 문화·관광의 중심인 도쿄를 직접 살펴봤다. [편집자주]

    "일본 젊은 세대에게 신라면은 하나의 '놀이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SNS를 중심으로 신라면 관련 콘텐츠가 확산하며 호감도와 관심이 증가하고 있지요." 

    10일 오후 일본 도쿄 하라주쿠 '신라면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정영일 농심재팬 마케팅 부장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매운맛 라면 인기가 늘며 신라면 매출 또한 매년 증가추세"라며 "신라면이 일본 내 '매운 맛의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밝혔다. 

    농심이 일본 시장에 정식으로 신라면을 수출한 시기는 2002년이다. 신라면 봉지가 발매된 1986년 이후부터 일본 내 재일교포 및 한국사회를 중심으로 비공식 유통해오다 2002년 1월9일 일본법인을 설립한 후 직접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 및 확대해왔다. 

    정 부장은 "일본에서 매운 맛 라면은 전체 소비자의 6% 정도만 소비할 정도로 니치한 시장"이라며 "소비자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통해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신라면 오리지널의 팬층을 확실히 확보하는 한편, 매운맛의 레벨과 영역을 확장하는 전략을 택했다.

    대표적인 전략 2개가 ▲순한 맛 '신라면 김치'의 육성 ▲신라면의 다양한 변형 레시피 제안 및 '즐기는 문화' 마케팅 강화다. 

    2022년 기준 일본 매운 맛 라면 시장 규모는 약 400억엔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농심 신라면 브랜드 점유율은 25% 수준으로 파악됐다. 
  • ▲ 일본 슈퍼체인 '라이프' 정규 라면 매대에 진열돼 있는 농심 신라면 제품들ⓒ최신혜 기자
    ▲ 일본 슈퍼체인 '라이프' 정규 라면 매대에 진열돼 있는 농심 신라면 제품들ⓒ최신혜 기자
    농심에 따르면 일본 라면 단일브랜드 매출을 비교했을 때 신라면은 상위 10위 안에 꼽힌다. 일본 소매유통점의 80% 이상인 10만개 점포에 신라면이 입점돼있다. 일본 정규 라면매대에서 판매 중인 한국라면은 신라면이 유일하다. 

    정 부장은 "일본의 주류인 돈코츠, 쇼유(간장), 미소(된장), 시오(소금) 등의 4대 라면 맛과 전혀 다른 장르이며, '辛' 브랜드로 일본 내 매운 맛 라면 시장을 선도하는 중"이라며 "소비자들도 돈코츠 등의 대체재로 신라면을 애용하는 것이 아니라, 매운라면 또는 한국라면으로 단독 소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지역을 포함한 동일본 관동지역이 신라면 전체 매출의 약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온그룹의 GMS, SM 업태 및 7&I그룹의 주력 편의점 체인 세븐일레븐 등 일본 메인 스트림 유통에서 판매가 잘 되고 있다. 

    신라면 판매 호조에 따라 농심 일본법인 매출액(현지화폐 기준)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6500만 달러(한화 약 880억원) 수준이던 일본법인 매출은 2023년 1억300만 달러(한화 약 1395억원)까지 신장했다. 

    농심은 올해 일본법인 총 매출이 2023년보다 약 20% 증가한 174억엔(한화 약 1580억원), 신라면 매출은 23% 성장한 135억엔(한화 약 1225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제품, 마케팅 강화 등에도 박차를 가한다. 

    정 부장은 "현재 신라면 오리지널을 중심으로 김치, 블랙, 라이트, 볶음면 및 볶음면 치즈를 판매하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 신라면 치킨맛의 신제품 발매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주요 소비층인 3040세대 여성층에서, 일명 '젠지 세대'로 불리는 10대 후반~20대 초반의 대학생들과 직장인들을 신규 유입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마케팅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정 부장은 "'辛いって、たのしい(매운건 즐겁다)'라는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을 중심으로 ▲전국 대학생 대상 신라면 체험 이벤트 진행 ▲레시피 콘테스트 캠페인 ▲어렌지 레시피의 신규 제작 및 확산 및 공유 문화 전파 ▲겨울 시즌 일본 내 대형 스키장 연동 컬래버 이벤트 ▲슬램덩크 성지인 카마쿠라의 에노시마섬 인근 해변에서의 여름시즌 팝업식당 운영 등 오프라인 행사를 다양하게 기획 중"이라고 했다. 

    그는 "신라면은 라면 발상지이자 종주국인 일본 내에서 한국 라면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풍 매운맛 라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선구자"라며 "농심은 2026년까지 일본 현지매출 200억엔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