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PC 수요 기대 못 미쳐트랜스포트 "평균 단가 더 떨어질 것"삼성·SK 보수적 접근 전망"가동률 낮추거나 설비투자 줄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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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서버 구축에 필요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수요 외에 다른 메모리 수요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특히 국내업체가 과반을 차지하는 낸드 시장의 경우 가격 하락폭이 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하반기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성이 높아졌다.16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단가(ASP)는 직전분기 대비 3~8%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품목별 4분기 가격 하락률 전망치를 보면 내장형 멀티미디어카드(eMMC)·범용 플래시저장장치(UFS) 8∼13%, 소비자용 SSD 5∼10%, 3D 낸드 웨이퍼 10∼15% 등이다. AI 서버 확대로 수요가 증가 중인 기업용 SSD만 유일하게 0~5%의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 기업용 SSD는 3분기에 15~20% 상승했지만 4분기에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스마트폰·PC 등 IT 기기 수요가 늘고는 있으나 당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해당 제품에 탑재되는 메모리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하반기에 계절 수요가 예상보다 약해 3분기 웨이퍼 계약 가격이 내렸다”며 “이러한 하락세는 더욱 심화해 4분기에는 가격이 최대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전원이 꺼지면 저장된 자료가 사라지는 D램과 달리 낸드는 데이터가 계속 저장되는 플래시 메모리의 하나다. 낸드 시장은 지난해 중반까지 가격이 지속 하락한 뒤 4분기부터 본격 반등을 시작했다. 올해 3월부터 지난달까지는 보합세를 이어갔지만 지난달부터는 다시 하락세에 진입했다.실제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메모리카드·USB용 낸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의 고정거래가격 평균은 4.34 달러로 전월 대비 11.44% 하락했다. 낸드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건 작년 3월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반면 4분기 HBM을 포함한 전체 D램 가격은 10~1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열풍에 따라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가 견조히 이어지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범용 D램의 가격 상승은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나 HBM 가격 상승세는 2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올해 초만 해도 시장에서는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낸드 시장이 크게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지난해 낸드 업체들이 앞다퉈 감산에 나서면서 가격 하락을 안정화한 영향이 컸다. 이에 지난 8월 매출기준 업계 3위인 일본 키옥시아도 10월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그러나 경기침체 장기화, 금리 상승, 인플레이션 등이 소비자 지출에 영향을 미쳤고 스마트폰·PC 등의 재고 소진 속도가 둔화되며 낸드 시장 회복도 지연됐다. 결국 키옥시아도 상장 시기를 11월 이후로 연기했다.시장이 급변하면서 국내 반도체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점유율(매출기준) 각각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기준 삼성전자는 낸드 매출 62억달러(점유율 36.9%), SK하이닉스는 37억1600만달러(22.1%)를 달성했다.업계 안팎에서는 양사 모두 방어적으로 사업을 이어나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낸드 수익성 개선의 키를 쥔 PC와 스마트폰 등 전방 수요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난해처럼 낸드 생산량은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D램, 특히 HBM향 투자를 늘릴 것이란 관측이다.업계 관계자는 “AI 서버 기업들과 달리, 스마트폰과 PC 업체들은 지난해 3분기부터 메모리 재고 축적을 지속했다”며 “3분기 신제품 출시에도 수요가 예상을 하회하고 있어 메모리업체들이 보수적인 전략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주요 업체들은 낸드 공정 가동률을 낮추고 설비 투자를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