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계열사 약진… 그룹이익 기여도 40% 돌파"CET1 13% 초과 잉여자본, 주주에 환원"… 밸류업 공시올해 8200억원 자사주 매입·소각… 주당 795원 배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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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그룹 제공.
    KB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까지 누적으로 4조4000억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리딩금융 타이틀 수성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홍콩 H지수 ESL(주가연계증권) 대규모 손실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음에도 안정적 경영관리 능력을 입증하면서 지난해 11월 닻을 올린 양종희 회장 체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한층 두터워지는 모습이다.

    양 회장은 실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과 배당 상향 등 주주환원 정책에 더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며 연말 밸류업 지수 재편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 3분기 누적순익 4조3953억… 전년동기比 0.4%↑

    KB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0.4% 증가한 4조395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는 3분기 누적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해 6.8% 감소한 1조6140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은 3분기 실절과 관련해 “전분기 ELS 손실 보상 관련 충당부채 환입 등의 기저효과로 인해 당기순이익이 전분기 대비 감소했으나, 이러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경상적 기준으로는 전분기와 유사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이 9조522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6.3% 늘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NIM(순이자마진)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출평잔 증가, 비은행 계열사의 이자이익 기여도가 확대된 결과라고 KB금융은 설명했다. 

    3분기 순이자이익은 3조1650억원으로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대출자산 수익률 감소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1.3% 감소했다. 3분기 그룹과 은행의 NIM은 각각 1.95%, 1.71%로 모두 전분기 대비 13bp 하락했다. 

    누적 비이자이익은 순수수료이익이 2조8524억원, 기타영업손익이 9922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동기대비 3.1%, 9.5% 증가했다.

    미래 손실에 대비해 쌓는 대손충당금전입비율(CCR)은 0.41%를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0.11bp하락하며 안정직인 자산건선성을 유지했다.

    안정적인 자본 관리로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16.75%)과 CET1(보통주자본) 비율(13.85%) 모두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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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룹이익 절반 가까이 책임진 비은행 계열사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이 지난 1분기 ELS 충격을 만회하고 있는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이로인해 지난해 37%를 기록했던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절반 수준에 육박했다.

    국민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120억원으로 전분기(1조1164억)와 유사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3누적(2조6179억원) 기준으로는 지난 1분기 ELS 손실 관련 대규모 충당부채를 전입한 영향으로 작년 동기보다 8.3%감소했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작년보다 51.4% 늘어난 54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의 순이익도 각각 8.8%, 36% 증가한 5468억원과 7400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의 그룹 순이익 기여도는 44%로 지난해 동기대비 7%포인트나 올랐다.

    ◇ '지속가능 밸류업 방안' 발표… 자사주 1000억원 추가 매입‧소각

    KB금융은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며,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경영실적 발표에 앞서 이 같은 내용의 'KB의 지속가능한 밸류업 방안(밸류업 공시)’을 결의했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연말 CET1비율 13%가 넘는 잉여자본을 내년 1차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또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 소각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수익성', '건전성', '주주환원’ 제고 관점에서 ROE 10% 이상, CET1비율 13% 이상을 바탕으로 CET1비율과 연계한 업계 최고 수준의 총주주환원율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한, '주당가치 성장'으로 주주환원의 프레임 전환을 선언하면서 연평균 EPS(주당순이익) 성장률 10% 수준,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수준의 목표를 제시했다.

    KB금융 관계자는 "단순히 총주주환원율 목표를 제시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기업가치 증대를 위한 방안이 주주환원과 연결돼야 진정한 주주가치 제고를 실현할 수 있다는 철학을 갖고 이번 밸류업 공시를 준비했다“면서 “KB의 지속가능하고 예측가능한 주주환원 프레임이 대한민국 금융회사 주주환원의 표준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계획과 함께 주당배당금을 2분기 대비 상향된 795원으로 결의했다. 

    KB금융그룹 재무담당임원은 “올해 총 82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은 업계 최대 규모이며, 주주 및 기업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하는 당사 이사회와 경영진의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한 것”라고 강조했다.

    KB금융은 이번 밸류업 공시와 주주환원정책 강화로 한국거래소 밸류업 지수 편입을 기대하고 있다. 

    KB금융은 상장사 중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예고 공시하는 등 ‘밸류업 모범생’으로 꼽혔지만 본공시가 늦춰지면서 지난달 밸류업 지수에는 탈락했다. 하지만 밸류업 지수 공개 이후 형평성 논란이 일자 한국거래소가 당초 내년 6월 실시할 예정이었던 첫 정기 변경을 올 연말로 앞당기면서, KB금융도 연내 재도전의 기회를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