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대비 2%대 강세…128만원선 거래고려아연, 베인캐피털과 11.26% 지분 확보MBK·영풍 “주주들, 공개매수 지지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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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아연이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베인캐피털과 함께 진행한 자사주 공개매수에서 총 11.26%의 지분을 확보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전 9시 20분 기준 전장(125만3000원)보다 2.15% 오른 128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가는 개장 직후 7.50% 상승한 134만7000원까지 치솟은 후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만3408주, 303억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자기주식 204만30주(9.85%), ‘우군’ 베인캐피털은 29만1272주(1.41%)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이 가운데 고려아연이 취득한 204만30주는 소각될 예정으로 고려아연 측 우호 지분은 기존 33.99%에서 35.4%로 높아지게 됐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 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지분율은 38.47%로 양측의 지분 격차는 약 3%다.

    최 회장 측은 당초 주당 89만원에 고려아연 보통주 414만657주를 확보할 계획이었지만, 공개매수에 응모한 주식 수는 233만1302주로 목표치를 밑돌았다. 앞서 MBK·영풍 연합이 지난 14일 마감한 공개매수를 통해 5.34%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시중 유통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소각이 이뤄지면 MBK·영풍 연합 측과 최 회장 측 지분은 각각 약 43%, 40%로 높아지지만, 양측 모두 과반에는 미치지 못해 향후 장내 매수·우호 지분을 통한 지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직후 “그동안 MBK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 최대 물량 20%가 시중 유통물량보다 적다는 취지의 풍문과 마타도어를 통해 6만원의 확정 이익이 보장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워왔다”며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만으로는 주주와 투자자들이 보유 물량을 다 청약하지 못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우는 한편, MBK와 영풍 측 공개매수에 응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시그널을 의도적으로 확산시킨 의혹이 있다는 게 당사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반면 MBK파트너스 측은 “다수의 주주가 최윤범 회장 개인의 경영권 유지 목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지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저희 공개매수가보다 주당 6만원이나 높았던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많은 수의 주주분들이 청약하지 않은 점은 그만큼 무너진 고려아연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겠다는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대의에 동참하고 이를 지지하는 주주가 많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지난달 13일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위해 고려아연 주식 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하면서 본격화했다. 최 회장은 이달 2일 자사주 매입 형태로 주당 83만원에 매수하겠다고 밝히면서 맞불을 놨다.

    이에 고려아연 주가도 들썩였다. 지난달 12일 55만6000원이었던 고려아연 주가는 이달 25일까지 125.36%나 뛰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등 테마주들의 특성상 특정 단기 이슈로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은 재료가 소멸하면 급락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인 뉴스 플로우를 따라가기보다 기업 가치, 실적 등 펀더멘털이 견고한 기업들을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