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Gain팀, 처녀 출전 4년 만에 AI로봇자전거로 선진국팀 제치고 우승2021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된 임훈섭 선수의 노력과 열정 '눈길'"근력보조 필요한 노약자·이동불편한 일반인 위한 스마트 모빌리티 연구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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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는 기계공학부 신동준 교수 연구팀이 지난 26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린 '사이배슬론 2024' 대회에서 근육전기자극(FES) 재활로봇자전거 종목의 우승을 차지했다고 28일 밝혔다.이 대회는 4년마다 열리는 세계 재활로봇 기술분야의 올림픽 성격으로, 연세대 'BeAGain'팀은 직전 대회 우승팀인 네덜란드팀을 제치고 우승했다.해당 종목은 하반신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장애인이 1960m의 트랙을 완주하는 기록경기다. 이번 대회에는 총 10개 팀이 참가했으며 예선을 거친 상위 4개 팀이 결선을 치렀다. BeAGain팀은 6분02초를 기록해 2위 네덜란드팀(6분05초)을 03초 차로 따돌렸다. 3위는 7분34초를 기록한 이탈리아팀에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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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 연구팀은 서울과기대 김정엽 교수, 인천대 박기원 교수와 함께 2018년 로봇자전거팀 'BeAGain'을 구성하고 2020년 사이배슬론에 처녀 출전했다. 당시 국내에 재활로봇자전거 연구가 없다시피 한 상황에서 BeAGain팀은 첫 완주에는 성공했으나, 20년 이상의 연구 역사를 가진 선진국 팀에 기술력에서 밀려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4년 만에 열린 차기 대회서 세계 정상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BeAGain팀의 인공지능(AI) 로봇자전거는 장애인의 근육 상태를 분석한 뒤 AI 알고리즘이 손상된 운동신경을 대신하는 최적의 근육수축 신호를 생성해 모터 등의 외부 동력 없이 장애인의 근력만으로 주행할 수 있게 설계됐다. 휴머노이드 균형제어기술과 웨어러블 로봇 기술을 접목하고 장애인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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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목은 장애인의 근육만으로 동력을 얻어야 해서 사람과 로봇 간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임훈섭 선수는 지난 2021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가 생겼으나, 새로운 삶에 대한 강한 의지로 지난해 10월 신 교수 연구팀에 합류했다. 대회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아예 연세대 전임연구원으로 입사해 로봇자전거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는 열의를 보였다. 임 선수는 "대회를 준비하며 하체 근육량이 크게 늘고 건강 상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이 종목이 나를 사회로 나와 많은 사람과 어울릴 수 있게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BeAGain팀에는 임 선수 외에도 김수안, 이수근 선수가 파일럿으로 소속돼 있다. 이들도 장애인의 재활 가능성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열정이 남다르다.연구팀의 기술은 자전거 주행 보조에 활용됐으나, 하체뿐 아니라 상체를 활용하는 일상 활동으로도 확장할 수 있다. 장애인의 근육량을 증가시키고 신체 기능의 퇴화를 막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근육자극 장치가 내장된 레깅스 의복 형태로 개발돼 오랜 시간 착용해도 불편하지 않으며 혼자서 착용할 수 있다. 재활·근력 보조가 필요한 고령자는 물론 일반인의 활동에도 다양하게 적용 가능하다.신 교수는 "준비 시간이 짧았지만, 연구원과 선수의 훌륭한 전략과 훈련으로 값진 결과를 얻었다"며 "앞으로 마비환자뿐 아니라 근력 보조가 필요한 노약자, 이동이 불편한 일반인에게도 적용 가능한 스마트 모빌리티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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