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론 금리 평균은 연 14.83% … 전년 동기比 0.37%p↑이자장사 지적에 … 업계 "총량 압박에 연체율 부담 커져"건전성 위한 당국 규제 늘수록 카드사 부담→소비자 전가↑
  • ▲ 신용카드[AP 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 신용카드[AP 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서민들이 급하게 돈을 빌릴 때 주로 이용하는 카드론(신용카드 장기대출) 금리가 연 15%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카드사의 조달금리가 떨어지고 있지만 당국의 규제 강화, 수익성 악화 및 건전성 관리 등 카드업계의 이중고가 맞물리면서 서민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급전 창구 '카드론' 금리 고공행진 … 서민 부담 늘어나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카드론 금리 평균은 연 14.83%으로 집계됐다. 전월(14.64%) 대비 0.19%p 올랐고, 전년 동기(14.46%)와 비교했을 땐 0.37%p 뛴 수치로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카드론 금리가 계속 올라가는 동안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는 정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아래 올 들어 2%대로 내려갔다.

    카드사는 은행처럼 자체 수신(예금)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여전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자금 조달 부담이 다소 완화된 것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카드사가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개 카드사에서 NH농협을 제외한 전업카드사 8곳의 카드론 수익은 5조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수치로, 카드론 등 이자수익이 카드사의 수익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됐다. 8개 카드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0.3% 증가해 사실상 현상 유지 수준이었지만 2조5910억원을 기록했다.

    ◇카드업계 "총량 압박, 수익성 악화에 … 금리 인하 여력 감소"

    업계의 속사정은 다소 복잡해 보인다. 정부가 카드론 총량규제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면 대출 수요가 급증하고 규제 한도에 도달하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 때문에 "금리를 높게 유지해 대출 수요를 조절해야 한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또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정부의 '상생금융' 여파로 수익이 줄어들고 연체율 및 대손비용은 늘어나면서 카드론 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치 않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지난해 카드사 연체율은 2014년(1.69%)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인 1.65%를 기록했다.

    카드론 총량규제, 수수료율 인하, 연체율 관리 강화 등 정부가 다양한 정책을 통해 가계부채 건전성 확보에 나섰지만, 결국 정책과 시장 사이의 괴리 속에서 취약차주들이 높은 카드론 금리에 노출되면서 부담을 떠안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900점 초과 고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11.89%로 전년 동기와 동일했지만, 신용점수 700점 이하인 저신용자 대상 금리는 17.66%로 1년 사이 0.32%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카드론에 중·저신용자가 몰리면서 그만큼 리스크 관리 부담이 커졌다"며 "조달금리가 낮아졌어도 위험 부담을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카드론 금리를 낮출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수수료율 인하 등 상생금융 정책에 대한 당국의 세밀한 검토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입장에선 신용판매 수익 개선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카드사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