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 분류…구조적 안정성 확보 필수30층마다 피난안전구역 1개처소 설치'한강뷰 독식' 논쟁거리·재조환도 변수
  • ▲ 압구정 현대 재건축 조감도ⓒ서울시
    ▲ 압구정 현대 재건축 조감도ⓒ서울시
    최근 압구정2구역 정비계획안 확정됐지만 높은 공사비가 예상되면서 사업진행이 늦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공사비뿐 아니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따른 부담과 시민들의 한강조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면서 한동안 시끄러운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은 압구정동 434일대 현대아파트를 정비하는 것으로 이 일대는 용적률 300%이하·12개동·총 2606가구로 재건축된다. 최고 높이는 250m다. 지난해 이일대 신속통합기획이 수립된 이후 16개월 만에 정비계획이 결정됐다.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최고 층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구내 단지들이 모두 초고층을 바라보고 있는 만큼 압구정2구역 조합은 최고 높이 65~70층 아파트를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63빌딩보다 높은 아파트가 한강변에 자리 잡게 된다.

    다만 넘어야 할 난관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압구정2구역에 들어설 단지들은 50층 혹은 높이 200m이상이 예상돼 건축법상 초고층으로 분류된다. 

    초고층건축물은 바람과 지진 등에 견디기 위해 일반건축물과 달리 구조적인 안정성 확보가 필수다. 30층마다 피난안전구역을 1개씩 설치해야 하고 30층이상엔 피난승강기도 필요해 공사비 상승이 불가피하다.

    가뜩이나 공사비 인상 등으로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부담이 예상된다.  

    실제로 HDC현대산업개발은 강서구 '방화6구역' 재건축조합과 체결한 시공계약을 해지했다. 2020년 계약 당시 평당 공사비는 471만원이었지만 원자재값 상승에 따라 727만원으로 공사비 인상에 합의 했지만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은 다시 공사비를 758만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심화됐다. 

    DL이앤씨도 부산 촉진3구역 조합과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다. 기존에 DL이앤씨가 조합과 합의한 평당 공사비는 765만원이었지만 DL이앤씨가 재차 인상을 요구하면서 계약해지가 유력한 상황이다.
  • ▲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뉴데일리DB
    ▲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뉴데일리DB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이번에 통과된 정비계획안은 조립식 장난감을 샀을 때 포장지에 있는 그림 정도 수준이다"며 "실제로 박스를 뜯어서 조립을 시작할 땐 안에 있는 조립설명서를 봐야하는데 이것이 기본설계 결과를 토대로 최적안을 선정해서 시공과 유지관리에 필요한 설계도면 등을 작성하는 실시설계로 한마디로 남은 과정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강변에 63빌딩 규모 아파트가 들어서게 되면 도시경관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여전히 논쟁거리다. 주변 저층아파트에 살거나 주택에 거주하는 시민들은 원치 않는 '초고층 아파트뷰'를 강요받을 수 있다. 서울시민이 함께 누려야 할 한강을 일부아파트 주민들만 독점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초환도 변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재건축은 수익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인데 정부 의자와 달리 재초환이 폐지되지 않는다면 사업에 걸림돌이 될 것이다"며 "현재는 초과이익이 조합원 1인당 8000만원을 넘으면 초과 금액의 최대 50% 환수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인근 부동산 시장도 압구정2구역 재건축사업이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압구정2구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문의전화도 많이 오고 인근 분양가를 예상해 달라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면서도 "이제 첫 페이지가 넘어간 수준이라 일대 공인중개사들은 최소 13~15년은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서울시내에서도 공사비 갈등으로 정비사업 속도가 안나고 있어서 공사비가 사업진행에 핵심요소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