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매매심리 3개월째 하락…거래량 6개월만 최저 '지방→수도권→서울외곽→핵심지' 거래절벽 확산 원베일리 9월 60억→10월 51.3억 한달만 8억 증발
  • 부동산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두차례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매수심리를 자극했지만 여전히 높은 대출금리와 내수침체 장기화로 닫혔던 지갑이 열리기는커녕 오히려 차갑게 식어버린 모습이다. 

    2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10월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7.7로 직전월 125.8보다 8.1포인트 내렸다. 

    서울 주택매매 소비심리는 지난 7월 140.6으로 정점을 찍은뒤 3개월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심리 수치가 95미만이면 하강국면을 95~115미만이면 보합, 115이상이면 상승국면을 의미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만 제외하고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 주택매매 소비심리가 보합으로 돌아섰다"면서 "이는 그동안 소비심리를 자극했던 서울 매매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이 가까스로 상승국면 구간을 유지하고 있지만 3개월연속 내림세라는 점은 유의미한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지방에서 시작된 주택침체는 수도권에 이어 서울외곽으로 빠르게 번져갔고 현재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모양새다.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조차 예외는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000가구로 직전월 대비 19.2% 크게 줄었다. 이는 지난 4월 4840건이후 6개월만에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 주택수요가 줄고 매물이 쌓이면서 집값 또한 내려앉았다. 실제 강남3구 고가단지에서도 하락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 9월 60억원(9층)에 거래된 이후 10월 51억3000만원(14층)까지 내려가며 8억원이상 하락했고 같은동 '반포자이' 전용 84㎡도 지난 9월 41억원(5층)에서 한달만에 39억9000만원(20층)까지 떨어졌다. 

    7월 33억원(17층)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던 강남구 청담동 '건영아파트' 전용 84㎡는 11월 27억2000만원(9층)에 실거래되며 6억원 가까이 내렸다. 

    변화한 시장분위기는 수치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가격지수는 10월 98.31로 정부의 대출규제가 본격화된 8월이후 두달연속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중개업계에선 주택침체 원인으로 대출규제 강화와 고금리를 꼽았다. 

    서초구 S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의 대출규제가 본격화된 8월부터 거래가 꺾이기 시작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스트레스 2단계 적용이 시작된 9월부터 거래절벽 조짐이 보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여긴 시장분위기를 많이 타지 않는 곳이기도 한데 최근 들어 상승세가 둔화하고 금리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실수요자들이 관망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