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월산사랑으로 부영1차, 임대 1695가구·분양 302가구"곰팡이로 자녀안전까지 위협…묵묵부답 무관심으로 일관"안방 화장실 누수로 전구 뺀채 미사용…"임대료는 왜 받냐"부실시공으로 수차례 과징금…철근누락 탓 영업정지 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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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실적부진에도 사회공헌활동을 펼쳐왔던 부영그룹이 정작 아파트브랜드 '사랑으로' 부실시공에 따른 입주민 안전은 뒷전으로 치부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남양주월산사랑으로부영1차' 입주민들은 아파트 하자문제를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 부영의 부실시공을 꼽았다. 또한 하자복구 역시 분양홍보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실정이다.6일 직접 찾은 남양주월산사랑으로부영1차는 겉보기엔 멀쩡해 보였지만 단지내부에 들어서자 외벽에는 갈라짐이 발생해 있고 바닥은 여러곳이 파이고 부서져 있었다.이날 만난 입주민 A씨는 "단지는 공공임대 1695가구를 포함한 1997가구 총 16개동 대단지이지만 아파트 수준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아파트 누수문제로 특히 여름 장마철만 되면 지하주차장쪽 천장에서 빗소리가 들리고 곰팡이도 여러곳 생겼다"고 성토했다.그는 "민간임대아파트인 만큼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등 학령기자녀를 둔 가족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 최근에는 아파트 내부에도 누수가 발생해 곰팡이문제로 아이들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고 걱정했다.이어 "아파트를 시공하는 과정에서 부실시공이 발생했다면 인정하고 입주민 편의를 위해 보수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데 부영은 묵묵부답으로 일관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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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입주민은 취재내용을 설명 듣고 그동안 답답함을 토로하며 직접 집으로 초대했다.입주민 B씨는 "아파트를 매매하고 몇년간 전세를 놓고 다른지역에서 살다가 올여름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데 아파트 상태를 보고 기겁했다"며 "현재 안방 화장실 경우 천장에서 물이 줄줄 흘러나와 안전을 위해 전구를 빼고 사용자체를 거의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여러가구가 같은 문제를 겪고 있지만 부영은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임대료를 받는 부영이 하자보수를 입주민에게 떠넘기고 있는 상황인데 지인은 서울소재 부영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바로바로 하자보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민간분양까지 버티겠다는 건지 모르겠지만 임대아파트 입주민은 무시하는 행동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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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106·109동·111동 내부에서 누수흔적과 곰팡이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하주차장과 로비에 위치한 엘리베이터 근처 벽면은 눅눅한 상태였고 소화전 철근은 녹슬고 천장은 곰팡이가 퍼져있었다.누수문제만 아니라 전반적인 아파트관리 상태도 좋지 못했다. 단지 내부 일부 벽면은 갈라진 상태였고 단지 바닥도 파손돼 입주민 통행에 불편함이 있었다.부영 부실시공 문제는 어제오늘 문제가 아니다. 부산 신항만 부영아파트를 시공과정에서 △결로방지용 단열재 설계시공미흡 △단열재 시공미흡 △코어벽체 추철근 시공미흡 등으로 시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바 있다.아울러 지난 2018년에는 안전점검 의무위반과 철근시공 누락 등 설계상 기준에 미달해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정지까지 받기도 했다.문제는 부영의 이중적인 태도다. 몇년간 전국에서 부실시공 문제가 이어지자 부영은 잘못을 인정하고 하자보수시스템을 전면개편한 '24시간내 하자처리'를 대대적으로 발표 홍보했다. 하지만 실상은 보수는 물론이고 입주민 의견청취도 무시하고 있는 상황이다.단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관리인 C씨는 "여기서 몇년간 계속 근무했는데 특히 여름철 누수 관련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미디어를 통해 보이는 부영은 노인, 취약계층 등에 기부하는 선량한 기업이지만 본인들 고객인 입주민은 외면하는 두얼굴을 하고 있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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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이 시공한 아파트에서 연일 부실시공이 계속되면서 단지명을 변경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먼저 경기도 화성시 '더레이크시티부영3단지'가 아파트 명칭을 '동탄더레이크팰리스'로 바꿨다. 이외에도 △'위례 부영사랑으로'는 '위례더힐55'로 △'동탄청계숲사랑으로부영'은 '동탄역 더힐' △'동탄에듀밸리사랑으로부영'은 '동탄역 포레너스' 등으로 이름에서 '부영'을 뗐다.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품질 확보라든지 안전 확보를 위해선 적절한 공사기간과 이에 맞는 공사비용 지급이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면서 "시공사는 이를 고려해 공사에 임해야 부실시공을 막을 수 있고 입주민 안전이 위협되는 상황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또 다른 전문가들은 아파트 부실시공과 하자문제는 안전뿐 아니라 브랜드 신뢰 등과도 연관돼 있다고 말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부실시공 논란으로 브랜드 이미지 가치가 훼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며 "반복해서 부실시공 및 하자문제가 발생한다면 소비자들도 해당 브랜드의 아파트를 구매하고 거주하기를 피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