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떨어졌는데 '웬 창경궁'…말로만 트리플역세권3개단지로 나눠 조성…단지 사이로 왕복 2차선 도로2단지 커뮤니티시설 전무…지하주차장도 따로 설계단지인근 공인 "준신축 대안 많아 완판까진 미지수"
-
서울 성북구 삼선5구역을 재개발하는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가 10일부터 총 1223가구중 26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이 도보권인 역세권입지를 갖췄지만 주변 언덕지형과 단지간 단절성, 정비되지 않는 주변환경 등 아쉬운 부분이 적잖아 섣부른 '선당후곰(선당첨 후고민)'은 금물이다.지난 9일 직접 찾은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공사현장은 단지명이 무색하게 창경궁과 전혀 동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단지에서 창경궁까지 거리는 직선으로 약 1.5㎞ 떨어져 있어 걸어가면 무려 35~40분이 소요된다. 혹시 단지명만 보고 '궁궐뷰'를 기대했다면 청약을 다시한번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각 단지간 단절성이 큰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단지는 크게 'U자' 형태로 1·2·3단지로 나눠 조성되고 있다. 서쪽에 위치한 1단지엔 101~110동, 2단지엔 201~204동, 3단지엔 301~305동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우선 1단지와 2·3단지는 왕복 2차선도로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눠져 있다. 1단지에서 3단지쪽으로 갈수록 고도가 높아져 도보이동이 만만치 않다.실제 단지주변을 둘러보니 가파른 계단길이 쉽게 눈에 띄었다. 다만 계단길 가운데 일부는 재개발을 통해 에스컬레이터로 대체될 예정인 만큼 이동편의성은 추후 개선될 여지가 있다.커뮤니티시설도 단지별로 따로 조성된다. 예컨대 단지 홈페이지를 보면 실내골프연습장과 북카페, 키즈룸 등 커뮤니티시설은 1·3단지에만 설치된다. 2단지에는 해당 커뮤니티시설이 없다.게다가 지하주차장마저 단지별로 따로 설계된다. 지하주차장을 통한 단지간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즉 표면상으론 서울에서 보기 드문 1000가구이상 대단지이지만 실상은 3개단지로 쪼개진 중소형 개별단지나 다름 없는 셈이다.
-
대중교통도 이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단지는 4호선 한성대입구역과 6호선 보문역·창신역이 인접한 '트리플역세권'을 내세우고 있지만 접근성이 좋은 곳은 한성대입구역 한 곳 뿐이다.보문역과 창신역 경우 단지까지 이어진 언덕길을 20분가량 걸어 올라가야 해 영하권 날씨임에도 땀이 맺힐 정도였다. 일부러 하체운동을 할 계획이 아니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은 루트다.한성대입구역쪽 출·퇴근길도 쾌적하다고 보긴 어렵다. 1단지쪽 언덕길을 제외하면 대부분 평지긴 하지만 역사까지 10분이상 걸어야 한다.단지주변이 노후빌라 밀집지역인 만큼 골목길이 좁고 차량이 수시로 지나다니는 것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
단지인근에서 만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실거주가 아닌 투자목적으로 접근하기엔 실익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일단 1·2순위 마감엔 성공하겠지만 주변입지나 분양가 등을 따져볼 때 '완판'까지 이어질진 미지수라고도 했다.J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지든 인프라든 눈에 확 들어오는 요소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요즘 분양가가 계속 오르는 점을 감안해도 59㎡ 10억원, 84㎡ 14억원은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이어 "성북구 경우 신축 희소성이 있고 직주근접도 좋아 미달까진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실제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부연했다.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단지가 동서로 넓게 퍼져있고 단차도 심해 소위 '뽑기 운'이 중요해 보인다"며 "가격대는 비슷하면서 지하철 접근성이 더 좋은 '래미안 센터피스'나 '래미안 엘리니티' 등 준신축매물도 대안으로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서울시 성북구 삼선동2가 일원에 지하 4층~지상 18층·19개동·총 1223가구 규모로 조성된다.이중 조합원을 제외한 전용 59·84㎡ 509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이중 특별공급 물량이 249가구, 일반공급이 260가구다.주택형별 분양가는 △59㎡A 10억4500만~10억8910만원 △59㎡B 10억5310만~10억9740만원 △59㎡C 9억9480만~10억5770만원 △84㎡ 13억2050만~13억8980만원으로 책정됐다.입주예정시기는 2027년 4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