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결산… 3세 전면 배치부터 활로찾기까지내수경기 침체 이어져… 가격 인상 릴레이매각하고 합치고… 사업 재편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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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왼쪽부터) 농심 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전무, CJ제일제당 이선호 경영리더, 삼양식품 전병우 전략총괄ⓒ각 사
내수 침체와 소비 위축이 올해 내내 식품업계에 그늘처럼 드리웠다. 과자부터 커피 등 전방위 가격인상이 이뤄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신성장동력을 해외로 넉점하는 한편 오너 3세 승진을 이어가는 등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나서고 있다. 갑진년 한 해를 달군 10대 뉴스를 살펴봤다.◇ 식품업계 오너家 3세 전면 배치… ‘뉴 제너레이션’ 준비식품업계가 오너가 3세를 전면 배치하며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연이은 승진을 통해 회사의 방향과 미래를 맡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농심은 지난 11월 정기 임원 인사에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2019년 3월 경영기획팀 사원으로 입사한 지 5년만이다. 미래사업실은 회사의 성장 방향과 확장을 결정하는 중추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다.신 전무의 누나인 신수정 음료 마케팅 담당 책임도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김정완 매일유업 회장 장남인 김오영 전무도 지난 4월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2021년 매일유업 생산물류 혁신담당 임원(상무)로 입사한 지 2년 6개월만에 전무 자리에 올랐다.이번 인사에서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지만 CJ제일제당 이선호 경영리더와 삼양식품 전병우 전략총괄(CSO) 역시 경영 전면에서 활동하고 있다. -
- ▲ ⓒ아워홈
◇ 마무리된 ‘아워홈 남매의 난’아워홈 오너가 2세 간에 벌어진 남매의 난이 장남 7년만에 구본성 전 부회장과 장녀 구미현 씨 연합의 승리로 일단락됐다.올해 5월 31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 씨가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이들이 이사회를 장악했기 때문이다.구지은 전 부회장의 승부수였던 자기주식 취득건도 부결됐다. 구미현 씨를 포섭하기 위함이었지만, 보유지분 매각을 원했던 구미현 씨는 이를 거절했다. 결국 구 부회장의 경영권 방어는 실패로 돌아갔다.이후 신임 대표이사 회장 자리에 오른 구미현 회장은 IPO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 ▲ ⓒCJ제일제당
◇ CJ제일제당, ‘모태’ 바이오 사업 매각 추진CJ제일제당이 그린 바이오 부문 매각에 나선다.CJ제일제당은 매각 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선정하고 인수 후보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CJ제일제당의 바이오 부문은 미생물을 원료로 식품 조미 소재와 사료용 아미노산 등을 생산하는 그린바이오 사업이 주력이다. 라이신, 트립토판 등 사료용 아미노산 품목 등의 시장 점유율은 세계 1위다. 지난해 매출은 4조1343억원으로 CJ제일제당 전체 매출의 23%를 차지했다.매각 대상은 그린바이오 사업 부문으로, 생분해 플라스틱 등 친환경 에너지 소배를 개발하는 화이트 바이오와 신약 등을 만드는 레드 바이오는 유지한다.CJ제일제당은 내년 1월 경쟁입찰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복수의 글로벌 외국계 PEF 운용사들이 내부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 ▲ ⓒ신세계L&B
◇ 오비맥주, 제주소주 인수… 주류업계 재편 속도오비맥주가 신세계L&B로부터 제주소주를 인수해 소주 사업에 진출했다. 현재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의 양강 구도인 국내 소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오비맥주는 제주소주의 생산설비와 지하수 이용권 등을 양도받아 소주 사업에 나설 채비에 한창이다.제주소주는 한라산과 함께 제주를 대표하던 지역 소주다. 2016년 시장에 매물로 나온 제주소주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190억원에 인수했다. 이마트는 2017년 제주소주 주력 제품인 올레 소주를 ‘푸른밤’으로 리뉴얼해 출시했다.2021년 이마트는 자회사 신세계L&B에 제주소주를 넘겼다. 푸른밤 단종과 함께 국내 소주 시장에서 철수하고 이후 수출용 소주 제조자개발생산(ODM)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갔다. 2022년부터 베트남·싱가포르·태국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소주 수출을 확대해왔다. -
- ▲ ⓒ가나카카오위원회
◇ ‘카카오 가격’ 폭등… 글로벌 여파초콜릿 원료로 사용되는 카카오 가격이 끝없이 오르고 있다. 올해 주요 제과업체들의 가격 인상을 촉발했던 카카오 가격이 내년에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지난해 3월만 해도 미국 뉴욕선물거래소에서 톤당 2000달러대에 거래된 카카오 선물 가격은 올해 4월 1만200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8600달러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문제는 내년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주요 생산자인 가나코코아위원회(COCOBOD)는 지난 9월 2024·2025 카카오 생산자 가격을 직전해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3038달러로 책정했다. 이후 11월에는 톤당 3140달러로 인상했다.전 세계 생산량의 40%를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 역시 2025년 생산자 가격을 지난해(1599달러) 대비 두 배 가까이 오른 톤당 2859달러로 책정했다.생산자 가격이 오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가격 인상도 예상된다. 다만 생산량이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급격한 변동은 올해와 비교했을 때 줄겠지만, 전반적인 가격 상승이 뒤따라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
- ▲ ⓒBAT로스만스
◇ 합성니코틴 담배 출시에 규제 가속화BAT로스만스가 세계 최초로 국내 시장에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 ‘노마드 싱크 5000’을 출시했다.현재 국내법상 합성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는 ‘담배’에 포함되지 않아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있다. 따라서 세금이나 부담금이 부과되지 않아 연초나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저렴하게 판매할 수 있고, 온라인 판매뿐 아니라 판매 촉진 행사도 가능하다.특히 청소년에게 판매해도 처벌 규정이 없고 일반 담배처럼 경고문구와 그림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제품 출시가 이뤄지며 그동안 미뤄졌던 규제 확대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합성니코틴을 담배사업법상 담배에 포함해 규제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국회 기재위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
- ▲ ⓒ롯데웰푸드
◇ 답은 해외에 있다… 수출에 투자하는 식품업계국내 내수 시장의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식품업계가 해외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등 활로찾기에 나서고 있다.삼양식품은 올해 3월 연간 5억6000만개를 생산할 수 있는 밀양2공장 건설에 1643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연면적 3만4576㎡에 지상 3층~지하 1층 규모로 라면 생산라인 5개가 들어선다. 삼양식품은 건설 중인 2공장을 미국과 중남미 등 미주 시장을 겨냥한 불닭볶음면 전용 생산라인으로 운영할 계획이다.‘빼빼로 매출 1조’ 비전을 제시한 롯데웰푸드도 수출과 글로벌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수출 비중이 24%인 롯데웰푸드는 글로벌 매출 비중을 35%까지 늘리고 ‘롯데’를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도 제시했다.매출의 30%를 수출로 벌어들이는 대상 역시 베트남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자회사 대상베트남의 ‘하이즈엉 공장’과 대상득비엣의 ‘흥옌 공장’에 신규 공장동을 증설해 연간 생산능력을 늘렸다. 공장 증설을 통해 대상베트남은 연간 생산량 40%, 대상득비엣은 두 배 이상 신장했다. -
- ▲ ⓒ연합뉴스
◇ 연말 특수 앞두고 가격 인상 릴레이올해 역시 식품업계의 릴레이 가격인상이 이어졌다. 내수 침체로 인해 부담이 가중된 상황인 만큼 수익성 회복을 위한 유일한 활로라는 평이다.오리온은 카카오 등 원재료 가격 급등을 이유로 13개 제품을 12월부터 평균 10.6% 인상했다.농심도 생수 제품인 백산수 출고가를 이달부터 평균 9.9% 올랐으며, 해태제과 역시 12월부터 홈런볼, 자유시간, 포키 등 10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8.59% 인상했다.농심켈로그도 시리얼 가격을 인상했다. 편의점 ‘시리얼컵’ 4종은 100원, ‘켈로그 콘푸로스트’는 200원, ‘켈로그 첵스초코팝핑’은 600원 올랐다.오비맥주도 편의점 및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호가든, 버드와이저, 스텔라 등 수입맥주 6종의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샘표식품은 양조간장 가격을 11.3%, CJ제일제당은 올리브유와 참기름 가격을 15% 인상했다. -
- ▲ ⓒKT&G
◇ KT&G, 필립모리스와 미국 시장 사업 재개 준비KT&G가 2021년 이후 잠정 중단했던 미국 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규제가 날로 심해지고 저가 제품 공세로 인해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연초 대신 궐련형 전자담배 ‘릴’ 또는 신규 디바이스가 첨병이 될 전망이다.이를 위해 KT&G는 올해 7월 최근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 모델의 미국 시판 전 판매허가 신청서(PMTA) 제출 등에 협력하기 위해 PMI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은 KT&G가 준비 중인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의 미국 허가를 위함이다. 현재 KT&G는 신규 궐련형 전자담배 모델의 해외 판매를 목전에 두고 있다. 현재 유럽 등 미국을 제외한 다른 주요 해외 시장에서 테스트베드 형태로 출시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KT&G는 지난 2021년 12월 미국 시장에서의 담배 판매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직전년도인 2020년 미국 시장에서 판매한 궐련은 약 60억개비로, 연간 매출 규모는 전체 매출액의 4.6% 수준인 2463억원에 이른다. -
- ▲ ⓒ삼양식품
◇ 삼양식품, 식품업계 최초 ‘7억불 수출탑’ 수상삼양식품이 식품업계에서 처음으로 ‘7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2017년 1억불 수출탑을 받은 삼양식품은 7년만에 7억불 금자탑을 쌓게 됐다.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삼양식품의 수출실적은 7억달러, 약 9911억원에 이른다. 2016년 930억원이었던 수출액은 지지난해 8093억원으로 급증했다.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서 68%로 확대됐다. 올해는 3분기까지 수출액이 9천638억원이고, 수출액 비중은 77%로 늘었다.삼양식품의 성장은 ‘불닭볶음면’이 이끌고있다. 현재 100여개 국가에서 연간 10억개가 판매되고 있다. 불닭브랜드 매출은 2012년 출시 이후 올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