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52주 신저가 기록…두산에너빌리티도 1.15% 하락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총 철회…로보틱스와 분할합병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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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주가가 급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분할 합병안이 무산됐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두산로보틱스는 전 거래일 대비 9.06%(5200원) 하락한 5만2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두산에너빌리티도 1.15%(200원) 내린 1만7180원에 거래됐다.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여파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했던 두산밥캣 분할합병안이 무산되면서 주가가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들어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에 따른 비용 부담이 가중된 영향이다.앞서 이날 오후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넘기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하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그간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가 추진해온 두산밥캣 분할 합병안이 무산됐다는 의미다.앞서 두산그룹은 사업 시너지 극대화와 미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안을 발표하면서 관련 방안의 하나로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 합병을 추진했다.이 과정에서 주주 반대를 무마하기 위해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제시했다.당초 두산에너빌리티의 주식 매수 예정가액은 2만890원이었다. 그러나 10월 합병안 발표 이후 줄곧 주식 매수 예정가액을 웃돌던 주가는 지난 3일 계엄령 이후 급락하면서 이날 종가 기준 1만7180원대로 곤두박질했다.이에 두산에너빌리티는 예상보다 큰 비용 부담을 안게 되면서 합병 실익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결국 상당수 주주가 주식매수청구권 권리를 얻기 위해 분할합병에 반대 의사를 표시할 것으로 예상됐다.지분 6.85%를 보유한 국민연금의 사실상 기권 의사도 합병 철회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이날 기준으로 주가가 주식매수예정가액보다 높은 경우에만 찬성하겠다는 조건부를 걸었다. 그 외에는 기권하기로 했다.박상현 두산에너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4차 주주서한을 통해 "주가 하락에 따른 상황 변동으로 분할합병 안건의 주총 특별결의 가결 요건의 충족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라며 "당초 예상한 주식매수청구권을 초과할 것이 거의 확실한 상황에서 주주님들께 계속 불확실성을 남겨 두는 것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해서 회사의 방향을 알려드리는 편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다만 사업구조 개편 재추진 가능성은 열어뒀다.박 사장은 "현 상황이 너무도 갑작스럽고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회사 역시 당장 본건 분할합병 철회와 관련해 대안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며 "추가 투자자금 확보 방안과 이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부연했다.분할·합병 무산으로 두산그룹의 신사업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계엄 여파로 주가가 급락하면서 국민연금이 제시한 합병 찬성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며 사업 재편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두산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 등 두산 계열사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