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복지부 예산 125.5조 확정… 정부안보다 1655억 감액전공의 지원 예산 대폭 삭감에 의료개혁 성공 여부 불투명기초연금 500억원, 마음투자 지원사업 75억원 등도 삭감
  • ▲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국회(정기회) 제18차 본회의에서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 가결을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의료개혁 일환으로 추진 중인 전공의 수련 지원 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931억원 삭감된 채 국회를 통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정 운영 동력이 급격히 약해진 가운데 전공의 지원 예산이 삭감되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개혁 성공 여부가 더 불투명해졌다.

    1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도 복지부 예산은 125조4909억원으로 확정됐다. 올해 예산 117조445억원(교육부로 이관된 보육 예산 제외)보다 7.2%(8조4465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1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은 복지부 예산안을 당초 정부안 125조6565억원보다 1655억원 감액한 채 단독 의결했다. 이 가운데 931억원은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및 수련 수당' 예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취지로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사업'을 신규 추진하고 여기에 3089억1000만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 심사를 거치면서 의료인력 양성 관련 사업 예산은 3922억4000만원에서 2991억3000만원으로 감액됐다. 정부안의 23% 수준인 931억1000만원이 깎여 나간 셈이다.

    세부 사업별로 보면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지원 예산 3089억1000만원 중 756억7000만원이 삭감됐고 전공의 등 수련수당 지급 예산은 589억원에서 174억4000만원이 줄었다.

    전공의 지원이 의료개혁의 한 축이었던 만큼 예산 삭감은 의정갈등에서 부정적 변수로 해석된다. '전공의 처단 포고령' 이후 의정 관계가 사실상 파국을 맞이한 가운데 예산까지 대폭 줄면서 전공의 복귀를 유도할 명분이 약해지는 모습이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14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공의 지원 예산이 깎인 부분에 대해 "이번 삭감이 자칫 전공의분들께 잘못된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다만 사업 추진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민주당은 전공의 복귀 상황이 불투명한 점과 수련 개시 시기가 3월인 점을 고려해 불용 예산이 남지 않도록 금액을 조정한 것이란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외에도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75억원 △기초연금 500억원 △한국형 아르파-H(ARPA-H·보건의료고등연구계획국) 프로젝트 69억원 △아동발달지원계좌 21억원 △국민연금공단 사옥 신축·매입 52억원 △글로벌화장품 육성 7억원 등을 국회 심의 과정에서 감액했다.

    내년 복지부 예산을 분야별로 보면 사회복지 분야에 107조1868억원, 보건 분야에 18조3041억원이 각각 편성됐다 올해보다 각각 7.6%, 4.8% 늘었다.

    사회복지 분야 가운데 공적연금 예산이 49조3432억원으로 올해보다 11.3% 늘었다. 노인(27조4413억원)과 기초생활보장(18조6596억원) 예산도 각각 7.0%, 4.1% 증가했다. 아동·보육 예산은 5조2298억원으로 5.9% 줄었다.

    보건 분야에선 건강보험 예산이 14조1277억원, 보건의료 예산이 4조1764억원으로 올해 대비 각각 3.1%, 11.1% 증액됐다.

    복지부는 "국회에서 의결된 예산이 2025년 회계연도 개시 직후 차질 없이 신속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예산 배정 및 집행계획 수립 등을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