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줄곧 파격 보은 인사에 내외부서 쓴소리최근 직원 성과급‧승진 축소 등으로 노사 갈등 폭발노조, 이달 중노위 조정 불성립 시 파업 수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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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강 회장 측근들이 이미 농협 내 요직을 꿰찬 데 이어 연말 정기 인사에서도 낙하산 인사가 반복되고 있어서다. 

    노사관계 역시 급격한 성과급 삭감‧승진 축소에 대한 입장 차이로 갈등이 최고조 상태다. 

    노조는 강 회장의 비위행위 제보 시 수천만원의 포상금을 내거는 등 초강수를 두며 맞서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한 농협 금융 계열사 대표 인사가 임박한 가운데 농협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 계열사 CEO(최고경영자)에 강 회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떠올랐다.

    차기 지주 회장에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과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회장 측근인 유찬형 전 중앙회 부회장 등 내부 출신이 지주 회장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안다”면서 “차기 농협은행장도 강 회장과 동향인 경남 출신 임원들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했다. 

    앞선 이달 초 NH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의 부사장, 부행장(보) 총 28명 중 19명(68%)는 신임 간부로 교체됐다. 

    농협 안팎에서는 ‘역대급 파격 인사’라고 평가하며, 강 회장이 농협 내부 장악력을 높이기 위해 핵심 요직에 최측근 인사를 앉힌 것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지부 노동조합에서도 최근 성명서를 내고 강 회장의 보은인사에 농협이 여러갈래로 찢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진하 NH농협 노조위원장은 “강 회장은 선거캠프에서 도와준 측근들을 부회장, 상호금융 대표, 농업경제대표, 조합감사위원장 등 계열사 대표와 임원으로 꽂았다”면서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기존 임원들과 본부장들에게도 일괄 사직서를 받거나 자리를 뺏고 그 자리에 측근들을 앉혔다”고 했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에서도 강 회장의 보은인사를 경고했다.

    강 회장은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캠프 출신 보은 인사에 대한 의원들의 지적에 “캠프 출신이라기보다 저와 마음을 나눈 분들”이라고 답변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강 회장은 직원 성과급과 승진 규모 등을 놓고도 노조와 내홍을 겪고 있다. 

    노조는 전년 대비 확대된 임금과 특별성과급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전년 대비 후퇴한 안을 제시해 간극이 큰 상황이다. 지난해 합의안은 기본급 2% 인상, 성과급 200%+300만원이다. 

    이에 노조는 사측과 임금·단체협약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지난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상태다. 이달 말께도 조정이 성립되지 않으면 절차대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더해 강 회장과 고위 임직원의 비위행위 제보 시 2000만원 포상금을 걸고 나섰다.

    금융권 관계자는 “강 회장은 취임 후 성희롱 발언과 낙하산 인사로 직원들의 원성을 샀는데 이번에는 성과급, 승진 축소 문제까지 겹치면서 내부에서 쌓여왔던 불만이 폭발하는 분위기”라며 “파업 등 노사가 극으로 치달을 경우 경영상 손해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