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10원대… 라면·빵·커피 등 대다수 먹거리 영향권세계 식량 가격 상승세 지속… 밥상 물가 더 뛸 가능성↑계엄 여파로 환율 상승… 주유소 기름값 8주 연속 상승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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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간 뜀박질한 생활 물가가 내년에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해제, 뒤이은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및 부결 등 연이은 정국 혼란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폭넓은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특히 한국의 경우 식량자급률이 하위권으로 식품 원재료 등을 많이 수입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재료 수입 가격이 오르면 각종 생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8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에만 해도 달러당 1300원대 초반이었으나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1400원을 돌파했다.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강달러는 강화되는 모습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선포 후 지난 4일 새벽 1442.0원까지 뛰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주간 거래 종가는 1419.2원으로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환율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른바 '밥상 물가'도 더 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이미 라면과 빵, 커피 등 먹거리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다. 한국은 가공식품 원재료와 농·축·수산물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데, 이런 상황에서 환율 인상은 원재료 수입 비용을 높인다.또한 수입된 식품 원재료는 라면, 빵, 치즈, 기름, 커피 등 우리 식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환율 인상은 국내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이미 식품 물가는 이미 몇 년 전과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실제 지난달 기준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 지수는 121.3으로 기준시점인 2020년(100) 대비 21.3% 올랐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보다 낮은 114.4로 집계됐다.한국뿐 아니라 세계 식량 가격도 상승세를 지속하는 점도 밥상 물가에 걱정을 더하는 요소로 꼽힌다.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로 전달 대비 0.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약 1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해 나타낸 수치다.품목군별로 보면 유지류, 유제품 가격은 상승했으나 곡물, 육류, 설탕 가격은 하락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164.1로, 7.5% 올랐다. 팜유 가격은 강우로 인해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어 상승했다.대두유는 세계 각국에서 수입 수요가 늘며 가격이 상승했고 해바라기유와 유채유는 공급 감소 가능성이 반영돼 값이 상승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0.6% 오른 139.9다. 분유 가격은 수요 회복과 서유럽의 우유 생산 감소로 인해 상승했다. 버터와 치즈 가격은 수요 증가로 올랐다.환율 상승으로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전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2월 첫째 주 기준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L) 당 1641.9원으로 전주 대비 3.6원 상승했다. 경유 판매 가격은 1482.3원으로 6.5원 올랐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8주 연속 상승세다.전국 최고가인 서울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4.7원 상승한 1707.1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최저가인 대구는 전주 대비 2.2원 상승한 1609.7원으로 집계됐다.상표별 평균 판매가는 휘발유 기준 알뜰주유소가 1613.0원으로 가장 저렴했고, SK에너지 주유소가 1651.4원으로 가장 비쌌다. 경유는 알뜰주유소 평균 가격이 1452.4원으로 가장 낮았고, SK에너지 주유소가 1491.9원으로 가장 높았다.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선행 지표인 국제 유가의 경유 이번 주 휘발유는 상승했고 경유는 하락했다. 통상 국제 유가는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기름값에 반영된다. 다만 최근 상승한 환율까지 고려하면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계엄 등의 여파로 환율이 상승했다"라며 "국제 유가가 상승해 온 휘발유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이고 경유도 하락하기보다는 오름폭이 둔화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