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 준법감시인 규모·불완전판매 책임구조 개편 고심당국 "설득력 있게 준비할 것"… 업권 "숙의 과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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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감독원.ⓒ뉴데일리DB
금융감독원이 내부통제 등을 골자로 한 'GA(법인보험대리점) 규제' 관련 발표를 늦추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금융당국은 "일정을 조정한 것일 뿐"이라고 했지만 규제 방안을 두고 당국과 보험업계 사이의 줄다리기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금감원, 내부통제 등 GA 규제 방안 발표 돌연 연기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당국은 전날 '불건전 영업 GA의 내부통제 수준 제고' 등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연기하기로 했다.당초 금주 보도계획에 따르면 금감원에서는 전날 '보험시장에서 내부통제 미흡 및 불건전 영업 GA는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자료 발표가 예정돼 있었다.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내주 보험개혁회의가 있어서 일정을 조정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보험업계는 당국이 예고한 'GA의 영업건전성 및 내부통제 수준 제고' 방안에 대해 이해당사자 간 반발이 큰 만큼 이를 의식해 재검토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에 관해 금감원 측도 통화에서 "내용을 조금 더 보강할 부분들이 있다"며 규제 방향에 대한 재고를 시사했다.금감원은 줄곧 GA의 준법감시인 인력 규모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GA의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해왔다. 또한 불완전판매에 대한 GA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제기해왔다.불완전판매의 실제 주체는 GA지만 보험사가 당국의 제재를 받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보험사와 당국을 중심으로 책임구조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이와 함께 금감원은 판매수수료 분급 기간을 최소 3년에서 7년으로 확대하는 등의 판매수수료 개편 방향에도 눈길을 주고 있다.금감원은 지난달 16일 제5차 보험개혁회의에서 이같은 방안을 비롯해 △사업비 부과 목적에 맞는 판매수수료 집행 △최초 1년 지급 가능 모집수수료가 보험료의 120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1200%룰' 적용 △적정 사업비 부과·관리체계 구축 △상품별 판매수수료 정보 제공 등의 사안을 논의했다.◇GA 업권 "이해당사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 필요할 것"금감원은 내부통제 강화,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구조를 개편함으로써 건강한 시장질서와 보험소비자 보호를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판매수수료 개편 방안 또한 고수수료 상품 및 특정회사 편중판매 관행 등을 막고 보험계약자의 선택권을 제고하는 등 GA의 영업건전성을 확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하지만 GA 업권에서는 내부통제 강화, 불완전판매 책임구조 개편과 같은 당국의 규제가 능사는 아니라는 견해다. 준법감시인 채용은 전문화된 인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특히 중소형 GA를 중심으로 충원에 따른 인건비, 교육비, 운영비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난다. 업계는 또한 보험사와의 협력을 통해 자체 준법 관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중복 규제가 우려된다는 주장도 있다.또 업권은 보험 상품의 실제 설계와 보상 체계는 보험사의 책임인 만큼 불완전판매 책임구조 개편이 GA 역할에 한계와 과도한 책임을 전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판매수수료 분급 기간 연장과 정보 제공을 골자로 한 개편 방안에는 반발이 더욱 크다. GA업계 한 종사자는 "당국에서는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말하지만 영업의 현실을 전혀 모르는 것"이라며 "판매수수료는 제조원가나 마찬가지인데, 원가와 같은 영업 기밀을 노출시키라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GA협회의 고위관계자는 "당국이 관리감독 방안을 진행하면 우리 업권으로서는 큰 부담이지만 필요한 일이라면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업권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인 만큼 이해당사자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당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반면 보험사의 한 종사자는 "일부라도 불건전 영업 관행이 여전히 이뤄지고 있는 것은 현실"이라며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보다 적극적인 책임을 유도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금감원 관계자는 이 같은 다양한 목소리에 대해 "종합적으로 의견을 듣고 내부통제 수준에 따라 차등화할 수 있는 부분 등을 조정하고, 설득력 있게 정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