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AI 등장에 시장 출렁빅테크 데이터센터 투자 줄이나ESS 타격 불가피… 배터리 업계 긴장
  • ▲ 딥시크ⓒ로이터 연합뉴스
    ▲ 딥시크ⓒ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산 인공지능(AI) '딥시크' 파장이 K-배터리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딥시크는 훨씬 적은 비용으로 챗GPT와 유사하거나, 일정 조건에선 오히려 더 좋은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AI=규모'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미국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줄일 가능성이 나온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줄어들 경우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까지 덩달아 줄어들 수 있어 K-배터리가 유탄을 맞을 수 있다. 

    31일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개발한 AI는 고작 100억원도 안 되는 약 560만 달러에 구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HBM(고대역폭메모리), 데이터센터에 천문학적인 금액을 들여 구축한 챗GPT의 약 50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코딩 테스트 '에이다(Aider)'에서도 챗GPT와 유사한 성능으 보였다.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6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는데, 이는 챗GPT의 AI 모델 o1이 60점을 살짝 넘은 것과 비슷한 점수였다. 

    또한 R1을 오픈소스 AI 모델' 소넷(Sonnet)'과 합쳐서 사용할 경우 오히려 o1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AI=규모'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미국 빅테크들이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 올해 2700억달러에 달하는 설비투자(CAPEX)를 집행할 예정이며, 이중 대부분은 데이터센터에 쓰일 예정이다. 

    기업별로 메타가 600억~650억달러, 마이크로소프트가 최대 800억달러 등이다. 

    딥시크와 같은 '가성비' AI 모델이 후속으로 등장할 경우 메타,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AI 개발사들이 투자 속도조절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K-배터리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K-배터리 기업들은 현재 데이터센터의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줄 수 있는 ESS 시장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상태다. 
  •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 LG에너지솔루션ⓒ김병욱 기자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장치다. 신재생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요소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미시간 공장 등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로 전환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 올해 상반기부터 ESS용 LFP 배터리를 양산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올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지난해 대비 20% 이상 확대할 계획이며 2026년부터 LFP 배터리를 ESS 제품 라인업에 추가할 예정이다. 현재는 NCA 배터리 기반의 '삼성 배터리 박스(SBB)'를 생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