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사 작년 실적 개선… 고부가가치 사업 호조 트럼프, 캐나다·멕시코·중국 상대 보편 관세 부과 현대차그룹‧한온시스템 등 비상… 대응책 마련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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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정명령 서명하는 트럼프.[UPI 연합뉴스 자료사진]ⓒ연합뉴스 제공.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지난해 호실적을 뒤로 하고 이른바 '관세 전쟁'의 불똥을 맞게 됐다. 멕시코, 캐나다 등에 진출한 일부 자동차 부품 기업들은 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만큼 미국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57조2370억 원, 3조735억 원으로 집계됐다.매출은 전년 대비 3.4%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9.9% 증가해 지난 2014년 수립한 사상 최대 기록(3조1413억 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8.6% 늘어난 4조602억 원을 기록했다.현대위아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0.3% 줄어든 8조5631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영업이익은 3.3% 증가한 236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2527억 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같은 기간 순이익은 146.6% 늘어난 129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매각 양해각서(MOU)가 체결된 공작기계 사업 실적이 포함됐다.양사는 완성차 생산량이 줄어든 여파에 매출이 줄었다. 그러나 각 사의 고부가가치 사업이 호조세를 보이며 영업익을 개선한 것으로 풀이된다.실제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모듈‧핵심부품 매출액은 11조582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그러나 A/S 부문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고수익성‧핵심부품 부문의 믹스 개선, 판가 인상 및 비용 회수·원가 절감 노력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는 평가다.현대위아 또한 완성차 국내 물량 감소로 모듈 생산이 감소, 매출이 줄어들었으나 중국 등 해외 법인의 가동률이 개선된 데다 방산 수출이 늘어나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부품사들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L만도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대비 12.6% 증가한 2793억 원이다. 한온시스템 또한 전년보다 8.1% 오른 2773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을 상대로 관세 전쟁을 시작하면서 현지에 제조공장을 대거 마련한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한국은 트럼프 1기 당시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를 피하고자 캐나다‧멕시코 등에 공장을 마련한 바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대상으로 25%, 중국에 대해 추가 10%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이다.실제 현대차그룹은 멕시코 몬테레이에 자회사인 기아와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공장을 두고 운영 중이다. 이들은 멕시코 생산 제품을 캐나다나 남미, 유럽 지역으로 수출하거나 공장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캐나다에는 한온시스템이 진출해있다. 올해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전동컴프레서 공장을 짓고 있다. 캐나다 벨빌에서도 냉난방공조 모듈 공장을 운영 중이다. 관세 부과에 따른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한온시스템 또한 이번 관세 부과 행정명령을 주시하면서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주 시장은 한온시스템 전체 매출 중 39%를 차지할 정도로 핵심 기지인 만큼 관세에 대응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KB증권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자동차 공급망은 엮여 있어 차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8번까지도 국경을 넘나들어야 한다"라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관세가 불가피하며, 신차 가격이 약 3000달러 정도 상승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